클린스만 여전히 ’손흥민-이강인 탓만’, 감독 자격 없는 ‘이기적 존재’[스한 이슈人]

스포츠한국 2024-04-25 06:00:00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있던 기간 내내 팀 내 누구보다도 많은 구설수에 올랐다. 하지만 경질된 지 2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반성보다 선수 탓을 앞세우며 본인에게 감독 자격이 없음을 증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클린스만 감독은 22일(현지시간) 방송된 오스트리아 세르부스TV 스포츠 토크쇼에 출연해 한국 대표팀에서의 일을 회상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젊은 선수(이강인)가 나이 많은 선수(손흥민)에게 무례한 말을 했다. 그걸 마음에 담아둔 나머지, 둘이 싸움을 벌였다. 이강인이 손흥민의 손가락을 탈골시켰다"고 탁구 게이트에 대해 언급하며 "몇 명이 끼어들어 말린 덕에 두 선수가 싸움을 멈췄다. 이튿날도 대화했지만 모두 충격을 받아 정신이 남아있지 않았고, 그 순간 더 이상 함께가 아니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결국 클린스만은 감독으로서 두 선수가 싸우는 걸 직접 봤고 이튿날 대화도 했지만 '원팀'으로 만들 수 없음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러고도 손흥민과 이강인을 동시에 기용하며 4강 요르단전 패배를 맛봤다.

"한국 문화에서는 나이 많은 쪽이 항상 옳다는 걸 배웠다"는 묘한 말을 하기도 한 클린스만은 자신이 한국의 최근 15년간 아시안컵 최고 성과를 안겼음에도 "한국 문화에선 누군가 책임져야 했다. 선수들은 다음 대회에 나가야 해서 감독 차례였다"며 자신의 경질에 대해 변호했다.

ⓒKFA ⓒKFA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 사령탑 부임 내내 본인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부임 후 5경기 연속 승리하지 못했을 때 "중요한 건 아시안컵 우승"이라며 넘겼던 클린스만은 여러 번 졸전을 거듭한 끝에 요르단에 패해 허울뿐인 4강에 머물자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이없는 '무한 긍정'의 태도로 일관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심지어 부임 기간 중 '한국 상주' 조건이 계약에 포함돼있음에도 잦은 해외 출국으로 논란을 빚었고, K리그 경기장에 적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음에도 국내파 선수들을 충분히 파악했다며 만족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족했던 국내 자원 조사는 결국 쓰던 선수만 쓰는 방향의 운영으로 이어졌고 아시안컵에 와서는 부상을 안고 있던 김진수, 소속팀에서 3개월간 뛰지 못했던 이기제 등 그동안 꾸준한 소집으로 얼굴은 익숙하나, 즉시 전력으로 기용하기 힘든 자원들을 뽑으며 풀백 부족 현상을 만들기도 했다.

물론 사람마다 '최선을 다했다'는 기준은 다를 수 있고, 클린스만의 '최선'이 누군가에게는 모자라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클린스만의 직책이었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는 배우고 깨닫는 데 그치는 위치가 아닌 증명해야 하는 자리다. 그리고 '증명'이라는 말이 들어갔을 때 그에 대한 평가는 더 이상 본인이 하는 것이 아닌, 증명으로 납득시켜야할 대상들이 하는 것이다.

아시안컵 우승을 자신하면서도 대표팀에 진심을 쏟지 않는 듯한 행보, 잦은 해외 출국, 4강이라는 결과와는 상반되고 불안했던 아시안컵 여정, 온 국민이 아쉬워하고 분노하는 패배 속에도 미소 짓는 태도는 클린스만이라는 사람의 신뢰를 갉아먹기에 충분했다. 클린스만 본인 딴에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행보를 의심했던 대상들에게 증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클린스만 감독은 물론 1년도 되지 않는 한국 대표팀 사령탑 기간 동안 아시안컵 4강의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희대의 '탁구 게이트'를 방관하고 전혀 수습하지 못한 것에 더해 '황금 세대'를 이끌고도 부진한 경기력, 그 외 태도 문제로 비판받으며 지난 2월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서 경질됐다.

클린스만은 그럼에도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기보다는 ‘선수들 때문에 본인이 책임을 떠안았다’는 식의 발언을 뱉고 있다. 그는 감독으로서의 자격보다는 무능을 먼저 증명하며 한국 축구에 ‘최악의 기억’으로 남았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