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에 US오픈테니스 우승하며 혜성처럼 등장…이후 완연한 하락세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18세에 메이저 대회 US오픈에서 우승해 테니스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으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에마 라두카누(22·영국)가 거액의 후원 계약 연장에 실패했다.
16일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라두카누는 영국 최대 통신사인 보다폰과 후원 계약을 연장하지 못했다.
보다폰은 라두카누에게 연간 300만 파운드(약 56억8천만원)를 후원해왔다.
매체는 "라두카누가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자 계약 연장을 포기했다"면서 "스폰서들이 라두카누에 대한 믿음을 잃어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라두카누는 2021년 US오픈에서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당시 세계 랭킹 150위에 불과했던 라두카누는 예선부터 출전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파란을 일으켰다.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예선부터 출전해 우승을 이룬 선수는 남녀를 통틀어 라두카누가 처음이었다.
뚜렷한 성과를 낸 실력에 싱그러운 미소를 갖춘 데다 루마니아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다문화 배경'도 지닌 라두카누는 단박에 영국 최고의 여성 스포츠 스타로 등극했다.
보다폰을 비롯해 나이키, 티파니, 에비앙, 영국항공 등 거대 기업과 후원 계약에 골인했다.
이중 보다폰은 라두카누의 최대 후원사였으며, 티파니가 200만 파운드로 뒤를 잇는 거로 알려졌다.
미국의 스포츠 경영 전문 매체 스포티코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라두카누는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여성 운동 선수다.
지난해 총 1천100만 파운드를 쓸어 담았고, 이 중 900만파운드가 후원 계약으로 벌어들인 것이었다.
그러나 US오픈 우승 뒤 성과를 내지 못하고 하락세를 타면서 '상품 가치'는 떨어져 갔다.
잦은 부상 탓에 기량이 하락했다. 코치를 자주 교체한 것도 라두카누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라두카누는 세계랭킹 47위다.
지난 10월에는 라두카누가 고급 차 브랜드 포르쉐와의 후원 계약의 하나로 제공받은 1억원 상당의 차량을 반납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라두카누는 오는 주말 열리는 국가대항전 빌리진킹컵 예선을 앞두고 영국 대표팀 명단에 들었으나 '몸 상태를 봐야 한다'는 이유로 출전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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