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 전망…상생 압박 커진다

연합뉴스 2025-04-16 08:00:07

KB 이어 신한도 '5조 클럽' 가입하나…4대 금융 순익만 17조6천억 예상

1분기 실적 곧 발표…ELS 손실 기저효과 등 기대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1분기에 지난해보다 10% 이상 높은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조기 대선 후 금융권을 향한 상생 요구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총 4조8천8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4조2천915억원)보다 13.8% 증가한 규모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1분기 1조632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5천806억원으로 순이익이 5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초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에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지주[055550]는 1조3천478억원에서 1조4천711억원으로 9.1%, 하나금융지주[086790]는 1조416억원에서 1조637억원으로 2.1% 각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금융지주들과 달리 은행 비중이 90% 안팎에 달하는 우리금융지주만 8천389억원에서 7천704억원으로 8.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ELS 손실의 타격이 가장 작았고, 최근 금리 인하에 따른 은행 수익성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4대 금융지주 순이익은 1년 전보다는 10% 이상 많지만, 2년 전(4조9천808억원)보다는 2%가량 적은 수치다.

금융지주들은 코로나19 펜데믹 여파가 미처 가시지 않던 2023년 1분기에 가파른 대출 증가와 고금리 장기화가 겹쳐 막대한 이자 이익을 거뒀다.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그 무렵이었다.

4대 금융지주는 올해 연간 총 17조6천197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거둬 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16조5천268억원)보다 6.6% 증가한 규모다.

금융지주들은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고, 경기 둔화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KB금융[105560]은 지난해 5조286억원으로 처음 5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5조4천196억원의 호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도 4조5천582억원에서 5조581억원으로 순이익이 10% 넘게 늘어 KB금융과 함께 나란히 5조원 클럽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은 3조7천685억원에서 3조9천205억원으로 4.0%, 우리금융은 3조1천715억원에서 3조2천215억원으로 1.6% 각각 순이익이 늘어날 전망이다.

각 금융지주의 순이익뿐 아니라 보통주 자본비율(CET1) 등 건전성 지표 개선 여부도 관심사다.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금융지주들만 실적 잔치를 벌일 경우 상생 압력도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조기 대선을 통해 누가 집권하더라도 새 정부 정책을 정비하면서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 관련 논의에 불을 댕길 가능성이 있다.

대선 경선에 출마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월 시중은행장들을 만나 "어려운 때이기 때문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 방안을 충실히 잘 이행해달라"고 주문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지난 9일 행장들에게 "관세 폭탄으로 기업들이 힘들어하고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여파가 미칠 것"이라며 역할을 당부했다.

KB금융은 오는 24일, 신한·하나·우리금융은 25일 각각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