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문장은 크게 세 유형으로 나뉜다고 어문학자 남영신은 책에서 말합니다. 영어 문장 5형식을 익혔던 것처럼, 이들 세 문형을 습득하면 말글살이에 도움이 됩니다. 따라가 봅니다.
제1 문형은 주어와 술어로 이루어집니다. 술어는 자동사이거나 형용사이어야 합니다. [새가 운다] [비행기가 크다] [저것은 사슴이야] 하는 문장입니다. 술어가 동작을 나타내야 할 자리에 서술격 조사 '이다'를 써서 동사를 대체하는 형식의 문장도 이 유형으로 간주합니다. [아이들은 좋아서 야단들이다] [우리는 그 일로 걱정이다] [비가 오리라는 전망이다] 같은 예를 듭니다.
제2 문형은 주어와 술어 사이에 목적어가 있는 문장입니다. 술어가 되는 동사는 타동사입니다. 자동사와 달리 타동사는 목적어가 필요합니다. [선생님이 사전을 찾는다] [그이가 시를 읊는다] [학생이 국어책을 읽는다] 하는 문장들입니다. 책은 [나는 장미를 세 송이를 샀다] 하는 문장은 [나는 장미 세 송이를 샀다] 하거나 [나는 장미를 세 송이 샀다] 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지적합니다.
제3 문형은 주어와 술어 사이에 보어가 있는 형태입니다. [그는 어른이 되었다] [나는 머리가 아프다] [우리는 선생님이 보고 싶다] [그것은 장난이 아니었다] 같은 문장입니다. '어른이' '머리가' '선생님이' '장난이'가 보어입니다. 학자에 따라서는 '어른이 되었다'를 술어절로 보고 '어른이'를 그 절 주어로 보기도 하지만 지은이는 보어로 다루어 제3 문형으로 분류합니다.
이 제3 문형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보어가 둘 이상인 경우입니다. [나는 다리가 근육이 아프다] [장미는 꽃이 향기가 좋다] [한국은 서울이 살기가 제일 편하다] 같은 문장 말입니다.
예컨대 여기서 [장미는 꽃이 향기가 좋다]는 장미 꽃이 향기가 좋다, 장미는 꽃향기가 좋다 해도 됩니다. 셋 모두 틀림없는 문장입니다. 이 땅의 모든 국어 문장은 제1, 2, 3 유형의 갖가지 변형일 뿐이겠습니다. 뼈대만 추리면 결국 이들 세 유형 중 하나에 속할 테니까요. 영어는 5형식 국어는 3유형. 어떤가요, 우리말이 배우기가 좀 더 쉬우려나요?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남영신, 『문장비평』, 한마당, 2000, pp. 41-47 인용
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온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