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매체 기고문…"다자무역체계·글로벌 공급망 유지해야"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동남아시아 3국을 순방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말레이시아 매체 기고문을 통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협력해 일방주의·보호주의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15일 말레이시아 매체 더스타 기고문에서 "중국은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국가들과 함께 지정학적이고 진영에 기반한 대립,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도를 헤치고 중국과 말레이시아가 미래를 공유하는 높은 수준의 전략적 공동체로 나아가야 하며, 더욱 강력한 중국·아세안 공동체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계속해서 높은 수준의 개방을 확대하고 다른 국가와 발전 기회를 공유하며 지역과 세계 경제에 안정성과 확실성을 제공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상호관세 부과로 '관세 전쟁'을 촉발한 미국을 비판하며 동남아 국가와의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시 주석이 15∼17일 방문하는 말레이시아는 올해 아세안 의장국이다.
시 주석은 기고문에서 다자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개발도상국이자 신흥경제국으로, 국제적인 공정과 정의,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개발 진전에 비슷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다자간 무역 체계, 글로벌 산업·공급망, 국제적인 개방·협력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3년 이후 12년 만에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는 시 주석은 "51년 전 중국과 말레이시아 지도자들이 냉전의 어둠을 뚫고 수교함으로써 양국 관계에 새 장을 열었다"며 "2023년 나와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미래를 공유하는 공동체 건설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양국은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상호 정치적 신뢰를 높이며,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협력 계획을 이행하고 높은 수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디지털 경제, 녹색 경제, 관광 부문과 더불어 공급망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중국은 말레이시아의 최대 교역국이다. 양국 교역액은 지난해 2천120억 달러(약 302조3천억원) 규모였다.
지난해 중국과 아세안 교역액은 약 9천800억달러(1천396조9천억원) 규모였다. 중국과 아세안 서로가 최대 무역 상대다.
시 주석은 전날에는 베트남을 방문해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회담했다. 이날 오후 말레이시아에 도착하며, 17일 캄보디아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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