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먼즈, 가스공사 마티앙에 꽁꽁 묶여…"패턴이든 뭐든 만들어주겠다"
(수원=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귀중한 승리를 거뒀는데도 프로농구 수원 kt의 송영진 감독은 좀처럼 웃지 못했다.
kt는 14일 수원 kt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 홈 경기에서 4점 차 신승을 거뒀다.
이날 졌다면 홈 2연전을 모두 내준 채 원정 2연전을 떠나야 하는 처지였는데 치열했던 시소게임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송 감독은 특유의 씁쓸한 웃음만 지어 보였다.
회견을 마치고 나갈 때 버릇처럼 내쉬는 한숨 소리는 더 크게 들렸다.
레이션 해먼즈 때문이다.
해먼즈는 kt의 주축 외국인 선수다. 정규리그에선 꾸준하게 에이스 역할을 다해주며 팀의 PO행에 이바지했다.
그러나 6강 PO 들어 힘을 못 쓰고 있다. 한국가스공사가 PO를 앞두고 데려온 만콕 마티앙에게 꽁꽁 묶여있다.
이날 해먼즈는 3쿼터까지 단 1점도 넣지 못했다. 4쿼터에 5점을 넣은 게 전부다.
해먼즈는 마티앙 앞에 무력감을 느꼈는지, 코트에서나 벤치에서나 풀이 죽어 있는 모습이었다.
송 감독은 "해먼즈가 컨디션이 안 좋아서 좀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면서 "해먼즈가 좀 더 역할을 해주면 3, 4차전에서는 좋은 경기 하지 않을까 싶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해먼즈가 계속 묶여있으면 원정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작아진다. 선수가 활로를 직접 못 찾아낸다면, 길을 알려주는 건 감독의 몫이다.
송 감독은 "이 친구는 패턴이든 뭐든 만들어서 살려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패장'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마지막에 지치다 보니 턴오버가 나오면서 졌는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준 점에 만족한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정규리그 팀 내 국내 선수 득점 1위 김낙현 리바운드 1위 김준일이 경기 중 발목 부상을 당하는 악재를 맞았다.
새내기이지만,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만콕 마티앙 역시 몸 상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발목이 꺾이는 부상을 입었다. 경기를 끝까지 소화하기는 했지만, 정확한 상태는 아직 알 수 없다.
강 감독은 "김낙현은 발목이 많이 돌아간 것 같고, 김준일도 발목을 다쳤다. 마티앙 역시 체크해 봐야 할 것 같다"면서 "PO라는 무대가 원래 격한 부분은 있다. 우리가 좀 더 강하게 나갔어야 하는 부분이다. 내 불찰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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