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만들어지다 말고 만들다… 과감하게 '능동'으로

연합뉴스 2025-04-15 06:00:03

'보여지다' 하지 말자고 국어책은 가르칩니다. 이중피동이어서입니다. 자주 보이는('보여지는' 아닙니다) 오류입니다. 보다의 피동형은 보이다이잖아요. 보이다 하면 충분합니다. 여기에 -어지다를 붙여 보여지다 할 필요 없습니다. 피동 중복이니까요. 굳이 -어지다 피동을 만든다면 보아지다 해야 어법에 들어맞겠습니다. 그러나 피동형 보이다가 있으니까, [그렇게 보이네요] 하면 됩니다. [그렇게 보여지네요] 대신에요.

이중피동은 '지나친 피동'의 부분집합에 불과합니다. 만날 불리거나 심지어 불리우거나 불리워지고, 또는 되어지고 밝혀지고 만들어진다는 표현을 만납니다. 이들 중 불리다, 밝혀지다, 만들어지다는 어법에는 들어맞지만 불리우다, 불리워지다, 되어지다는 애당초 어법에도 어긋납니다. 되도록 능동을 쓰고 피동을 쓴대도 중복하지 않는 게 바람직합니다.

국어 논술 학원

- 그 빵은 버터, 우유, 소금, 설탕으로 만들어졌다.

이 문장 어떤가요. 빵은 주제어입니다. 설명 대상이 되는 사물이지요. 설명 요체는 버터 등 네 가지 재료로 만든다는 거네요. 만듦 주체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사람과 제빵기이겠지요. 생략되어 있네요. 그래서 바꿔쓰기 합니다. [그 빵은 버터, 우유, 소금, 설탕으로 만들었다.] 이게 더 낫지 않나요? 빵 다음에 붙는 은(앞말에 받침이 없을 땐 는)은 보조사입니다. 체언, 부사, 활용 어미 따위에 붙어서 어떤 특별한 의미를 더해 주는 조사이지요. 여기저기 잘도 달라붙습니다. 영어 문장처럼 빵을 주어 삼은 수동태로 쓰려는 강박을 가질 이유가 없습니다.

꾸미는 표현으로 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버터, 우유, 소금, 설탕으로 만들어진 빵] 대신 [버터, 우유, 소금, 설탕으로 만든 빵] 하는 게 나을 성싶습니다. 또 불리우는, 불리워지는 대신 불리는 하든지 부르는 하는 게 맞습니다. 되다는 그 자체로 -어지다의 뜻을 지니므로 되어지다는 잊기로 하고요. 과유불급이라고 하잖아요. 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음을 기억합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조현용,『우리말 교실』, 마리북스, 2018, pp. 107-110.

2. 국립국어원, 『한눈에 알아보는 신문 언어 바로 쓰기』, 2010, p. 89.

3.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온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