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필요한 건 희망"…부활절 앞두고 위기극복·화합 당부

연합뉴스 2025-04-15 00:00:22

천주교·개신교 부활절 메시지 발표

부활전야 밝히는 파스카 성야 미사 '빛의 예식'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여파로 혼란과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리스도 교계가 부활절(4월 20일)을 앞두고 희망과 화합, 위기 극복 의지를 당부했다.

14일 종교계에 따르면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최근 발표한 2025 부활 메시지에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 어둠을 넘어서는 희망과 확신"이라고 밝혔다.

정 대주교는 "계엄 선포로 시작된 깊은 혼돈과 정치적 혼란은 국회의 계엄 해제 선언,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선고 과정을 이어가면서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그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규정했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도 통합보다는 정파적 갈등과 상호 비난이 계속되며 분열의 고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정치적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라는 고통 속에서도 선명한 시민의식으로 연대를 통해 희망을 일궈 나가는 여정에 한 발을 내딛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탄핵이라는 역사적 사건은 단순히 정치적 변화를 넘어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며 "현실의 어려움은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희망을 품고 확신 속에 연대한다면, 이 난관 또한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헌재 앞 도로 통행 재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우리 NCCK는 대화와 소통을 기반으로 참된 교회의 모습을 회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이는 극단적으로 생각이 나뉘어 분열과 반목을 일삼고 있는 사회를 향해 우리 교회가 교회로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김종생 총무 명의로 부활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NCCK는 이어 "종교의 이름으로 거친 혐오를 전파하고 있는 이들을 감싸 안아 하나님 사랑의 힘을 전하고, 온전한 하나님의 정의를 실천하며,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는 교회로 거듭나는 2025년 부활절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김종혁 대표회장 명의로 낸 메시지에서 "우리나라는 지금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절차를 진행하면서 심각한 국론 분열과 국격 실추, 실물경제의 파탄으로 어려운 가운데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있다"며 "원망과 불평과 분노로 이 시기를 허비하지 않아야 한다. 도리어 하나님의 일하심을 의지하여 인내와 절제와 감사와 믿음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