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돌 'SSF' 강동석 예술감독 "실내악 향한 열정으로 축제 지탱"

연합뉴스 2025-04-15 00:00:21

오는 22일 20번째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개막…69명 아티스트 출연

"선우예권 등 젊은 연주자 경력 쌓았다는 점이 축제 자랑"

제20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15년 전쯤 피아니스트 조성진 씨가 어린 연주자이던 시절 축제에서 6중주를 함께했는데요. 그때 어렸던 친구들이 청년으로 자란 모습을 보면 세월이 많이 흘러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올리스트 김상진)

한국 청중에게 생소한 실내악을 소개하며 봄철 대표적인 클래식 축제로 자리를 잡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가 20번째 생일을 맞았다.

지난 역사를 함께한 강동석 예술감독과 연주자들은 축제에 얽힌 추억을 공유하는 한편 축제를 통해 전문적으로 실내악을 소개해 왔다는 뿌듯함을 드러냈다.

제20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기자회견

원년부터 축제를 기획해 온 강동석 예술감독은 14일 서울 종로구 안동교회에서 열린 '제20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서 실내악 전문 축제를 열고 싶다는 생각과 실내악을 좋아하는 열정으로 축제를 지탱해왔다"며 "간접적으로라도 우리나라 실내악 발전에 도움이 된 것 같아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2006년 '음악을 통한 우정'을 모토로 출범한 SSF는 올해 축제를 포함해 총 289회의 공연을 선보이며 지평을 넓혀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축제는 오는 22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다음 달 4일까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윤보선 고택 등지에서 열린다.

프랑스 출신 클라리넷 앙상블 '레봉벡'을 비롯해 리수스 콰르텟,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등 69명의 아티스트가 출연한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기자회견

축제 원년부터 개근해 온 비올리스트 김상진과 피아니스트 김영호는 축제를 이끌어 온 강 예술감독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김상진은 "강동석 선생님이 구심점 역할을 잘 해주셨기 때문에 축제가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매해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축제는 '20 캔들스'(20 Candles)를 주제로 삼는다. 20명의 음악가가 출연하는 공연, 작품번호 20번이 붙은 곡을 모은 연주회 등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스타로 거듭날 젊은 연주자들의 무대를 미리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축제의 특징이라고 한다. 연주자들은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2017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하기 직전 축제 무대에 올랐던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김상진은 "당시 연주를 함께한 선우예권 씨가 콩쿠르 앞두고 연습할 시간이 없다고 그랬었는데 일주일 뒤 우승으로 '빵 터졌던' 기억이 있다"며 "젊은 연주자들이 유명해지기 전 SSF를 통해 실내악 커리어를 쌓았다는 점이 축제의 자랑"이라고 소개했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기자회견

매년 새로운 레퍼토리를 선정하기 위해 애쓴다는 강 예술감독은 청중과 연주자 모두가 만족하는 공연을 선보였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강 예술감독은 "요즘은 유튜브에 연주 영상이 정말 많이 올라와서 설령 연주가 좋지 않아도 곡을 찾는 과정에서 도움을 많이 받는다"며 "청중도 만족하고 연주자도 즐거워하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가장 뿌듯하다"고 돌아봤다.

앞으로의 과제와 목표는 실내악 팬층을 두껍게 만드는 것과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토대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강 예술감독은 매년 자금 지원이 축제 직전에 확정되어 장기적인 축제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 예술감독은 "멀리 바라보는 계획은 세울 수 없어도 안정된 토대에서 축제가 계속되길 바란다"며 "한국에서 실내악이 전성기를 맞을 때까지 앞장서서 활동하고 싶다. 그런 시기가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제20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c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