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붕괴 현장 반경 50m 대피명령…눈앞 깜깜한 주민들

연합뉴스 2025-04-15 00:00:17

"옷가지 몇 벌만 챙겨 나와…실종자부터 신속히 구조되길"

(광명=연합뉴스) 김인유 강영훈 기자 =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현장 붕괴 사고 이후 추가 붕괴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반경 50m 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이 다시 내려진 것으로 확인돼 사고현장 일대 불편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광명시와 일직동 주민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광명시는 지난 13일 오전 사고 현장 부근인 구석말 12세대 38명과 상가 4곳의 주민들에게 비상 대피 명령을 내렸다.

실종자를 찾아라

시는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 포스코이앤씨 등과 합동 회의를 거쳐 추가 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주민들에게 대피소가 마련된 광명시민체육관으로 대피할 것을 안내했다.

이로써 집을 나와 대피소 생활을 하게 된 주민들은 눈앞이 깜깜한 실정이다. 아직 실종자 수색조차 끝나지 않아 현장 수습은 시작도 하지 못한 데다 추가 붕괴 우려가 있는 만큼 복구 종료 시점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기약 없는 대피소 생활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자칫 삶의 터전을 완전히 잃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다.

주민 김태일 씨는 "시로부터 '퇴거명령'을 받고 워낙 급하게 대피하다 보니 옷가지하고 3일치 약 봉투만 들고나왔다"며 "대피소(광명시민체육관)는 버스로 20분 넘게 걸리는 곳인 데다 시설도 열악할 것으로 보여 현재 집 인근의 호텔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대피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사고 현장 반경 50m 바깥쪽이라고 해도 도시가스 차단 등으로 인해 식당 영업을 못 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살면서 이런 경우가 처음이다 보니 매우 난감하다"며 "일단은 구조대원들이 실종자를 빨리 찾고, 수습 및 복구 작업을 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동하는 구조대원들

시 관계자는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판단 회의를 거쳐 주민 대피를 결정했다"며 "일직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주민들에게 대피소를 안내하는 등 조처를 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3시 13분께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근로자 1명이 실종된 상태이다. 그는 지하 35~40m 지점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k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