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 경영권 매각추진 소식에 구미 경제계·노동계 촉각

연합뉴스 2025-04-15 00:00:16

SK실트론 노조 "고용안정 등 보장되지 않는 매각 반대"

경제계 "매각 이뤄져도 하루아침에 판도 바뀌지 않아" 신중론도

SK실트론 로고

(구미=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SK그룹이 경북 구미에 본사를 둔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의 경영권 매각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근로자들은 고용안정 등이 보장되지 않는 회사 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14일 SK실트론 노동조합과 지역 경제계 등에 따르면 SK실트론 노조는 최근 "매각 자체를 원천 반대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노조는 "고용안정, 근로조건 완전 승계, 인수자의 책임 검증, 공식적이고 구속력 있는 약속과 이행 등 이 모든 게 보장되지 않는 매각은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매각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합원의 생존과 미래를 보장하라"고 덧붙였다.

갑작스러운 매각 소식에 근로자들 사이에선 우려감이 커지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SK실트론 근로자 가족이라고 밝힌 A씨는 연합뉴스에 "매각 소식이 알려진 이후로 아무것도 들은 바가 없다"며 "고용은 어떻게 되는지, 생계는 어떻게 이어갈 수 있는지 답을 들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SK실트론 노사 간 고용 승계 등 매각과 관련한 본격적인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경제계는 SK실트론 경영권 매각 추진이 지역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미상공회의소 관계자는 "SK실트론이 이미 구미에 투자한 금액이 수조원대이고 공장 신축공사도 마무리 단계"라며 "반도체 업황 자체가 첨단산업으로 가고 있어서 사양 사업도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매각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큰 흐름에서 반도체 경기가 꺾이지 않는 이상 하루아침에 판도가 바뀌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구미시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구미가 2023년 7월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됐는데 선정 과정에서 SK실트론이 지역에 있다는 점이 강세로 작용하긴 했다"며 "다만 이미 투자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라 매각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SK그룹 지주사 SK㈜는 최근 주요 사모펀드와 접촉하며 SK실트론 경영권 매각 방안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실트론은 반도체용 웨이퍼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 전문기업이다.

12인치 웨이퍼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은 3위다.

hsb@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