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 8명 전원 15일 단체 병가 쟁의행위…학교측 "대체식 마련"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대전 지역에서 처우 개선 문제로 급식 조리원과 시 교육청·각급 학교 간 갈등이 확산하면서 둔산여고에 이어 글꽃중학교도 급식을 중단했다.
14일 대전시교육청·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전지부(이하 노조) 등에 따르면 중구 소재 글꽃중이 이날부터 점심 급식을 대체식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 학교는 '조리원 부재로 정상적인 학교 급식을 제공하기 어려워 대체식을 제공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이 학교 급식 조리원 8명은 지난 11일 급식 배식 후 식판 등을 세척하지 않은 채 전원 퇴근했으며, 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 15일간 단체 병가를 쓰는 방식으로 쟁의 행위에 나섰다.
애초 이들은 이달초부터 미역 자르기, 달걀 까기 등 식재료 손질 등을 거부하기도 했으며, 이 과정에서 지난 7일의 경우 '미역을 뺀 미역국'이 학생들에게 배식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앞서 서구에 있는 둔산여고는 교직원 배식대 운영 금지, 추가 식기 사용 금지, 식재료 손질 거부 등을 두고 노조와 학교 측이 갈등을 빚다가 지난 2일부터 저녁 급식을 중단한 바 있다.
대전에선 조리원 업무과중을 호소하며 시교육청과 직종별 교섭을 해온 노조 측이 지난 2월 17일부로 쟁의행위를 통보한 상태다.
노조 측은 급식 조리원 관절 건강·근로 안전을 위해 주 2회 튀김류(전·구이·튀김) 초과, 냉면 그릇 사용, 뼈(족발·사골) 삶는 행위, 소분·손질되지 않은 식재료 취급, 배식 전 식판 검수, 집기 열탕소독 거부 등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학생과 학부모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급식을 중단한 학교 앞에서 '노조 규탄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커뮤니티에도 "노조는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요구를 해라", "학생 협박해 자기 배 불리느냐", "도시락 싸서 보낼 테니 이참에 다 정리하자" 등의 댓글이 이어지며 학부모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둔산여고 학생회는 지난 10일 급식실과 교내 주요 출입문 등에 붙인 '중식 운영 변경 및 석식 중단에 대한 둔산여고 학생회 의견'을 통해 조리원 업무 개선 등과 관련된 준법투쟁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급식 제공과 학생 건강권 존중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노조 측은 합법적인 쟁의행위라는 입장이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영양을 고려한 대체식 준비를 위한 예산 증액 등 대책을 논의하고 있고, 직종별 교섭 관련 노조 측과 면담을 별도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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