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 독재정권 붕괴 이후 아랍 주변국 돌며 외교 강화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시리아 과도정부의 아메드 알샤라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그간불편한 관계이던 중동 이웃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AP,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알샤라 대통령은 이날 아부다비를 찾아가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여러 공통 관심사를 논의하고 역내 및 국제적 상황 전개와 관련한 견해를 교환했다"고 UAE 국영 WAM 통신이 전했다.
회담에서 UAE 대통령은 "시리아가 과도기 어려움에 맞서고, 재건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이번 일정에 동석한 아사드 알샤이바니 시리아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투자, 항공편 재개, 양자 관계 전면 강화 등에서 중요한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알샤라 대통령이 중동의 수니파 아랍국가를 방문한 건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은데 이어 두번째다.
그는 작년 12월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을 중심으로 하는 시리아의 친(親)튀르키예 반군을 이끌고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 아사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13년간 이어진 내전을 종식했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의 지원을 받던 아사드 정권이 패망하고 수니파가 주도하는 새 정부가 들어서자 사우디와 카타르 등 수니파 진영은 신속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반면, UAE는 비교적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왔다.
UAE 대통령 고문은 알샤라 대통령의 아사드 축출 직후 시리아 상황과 관련해 "상당히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왕과 제후 등이 권력을 독점하는 아랍 국가들에서는 2010년 '아랍의 봄' 때처럼 주변국 정권 붕괴 여파가 안방까지 번져 변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을 우려해왔다.
시리아 과도정부는 여러 종교와 종파, 민족으로 갈라진 나라를 하나로 뭉치고 아사드 독재정권 시절 부과된 국제사회 제재를 풀어내 경제를 정상화하기 위해 아랍권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시리아 남부에서 이스라엘이 영토 분쟁 지역인 골란고원을 무단으로 점령한 채 시리아 곳곳의 군사시설을 폭격 중인 상황이기도 하다.
알샤라 대통령이 UAE를 찾은 것도 이스라엘과의 분쟁을 해소할 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일 수 있다. AP 통신은 "UAE는 이스라엘과 국교를 정상화한 몇 안 되는 아랍 국가 중 하나로 양국을 중재할 수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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