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 홍화연 "저도 스스로에게서 새로운 모습 발견했죠"

연합뉴스 2025-04-14 09:00:04

데뷔 3년만에 지상파 드라마 주연 발탁…"넓고 깊은 감정 폭 가진 캐릭터에 끌려"

배우 홍화연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제가 '보물섬'에 캐스팅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그래도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부담감보다는 기대감과 설렘이 더 컸던 것 같아요."

100:1 경쟁률을 뚫고 데뷔 3년 만에 지상파 드라마 여자 주인공 자리를 꿰찬 배우 홍화연이 첫 주연작에서부터 신인답지 않은 존재감을 뽐내며 확실한 얼굴도장을 찍었다.

SBS '보물섬' 종영을 앞두고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홍화연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스스로에게서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본 것 같다"고 활짝 웃어 보였다,

'보물섬'은 재벌가 대산그룹에서 상무로 일하며 정치 비자금 2조원을 해킹으로 빼돌린 서동주(박형식 분)가 그 돈을 노리고 자신을 살해하려는 세력에 맞서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복수극이다.

홍화연은 대산그룹 회장의 외손녀이자 서동주의 연인인 여은남을 연기했다. 대산그룹의 손녀로서 사랑을 포기하고 권력가 집안 아들과 정략결혼을 선택하지만, 서동주를 좀처럼 잊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인물이다.

배우 홍화연

홍화연은 "여은남은 제가 그동안 연기했던 것보다 훨씬 더 넓고, 깊은 감정 폭으로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라서 배역에 끌렸던 것 같다"며 "그동안 가벼운 로맨틱코미디나 학원물을 했는데, 어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었다"고 되짚었다.

이어 "총 4번의 오디션을 거쳐 합격했다. 나중에 듣기로는 감독님께서 제가 가진 분위기랑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잘 어울린다고 판단해서 선택해주셨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제가 웃고 있을 때는 되게 해맑아 보이는데, 정색하고 있으면 차가워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연기하면서도 감독님이 곁에서 '무겁고, 진지한 연기 잘 어울려', '앞으로도 많이 해봐' 이런 얘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웃음)"

대산그룹의 손녀라는 신분을 숨기고 대산에너지 서울본부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여은남은 서동주와 사내 커플로 비밀 동거를 한다.

서로를 깊이 사랑하지만, 여은남은 연인에게 일언반구도 없이 서동주의 앙숙이자 권력 실세인 염장선(허준호)의 조카인 염희철(권수현)과 결혼식을 올린다.

SBS 드라마 '보물섬'

홍화연은 "은남이는 시청자분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가 큰 인물"이라며 "서동주를 배신했다가, 다시 그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기 위해 그때그때 은남의 감정을 깊게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엄마에 대한 배신감, 새아버지 허일도(이해영)에 대한 증오심, 대산가에서 자라면서 느낀 외로움, 그리고 본인에게 정말 소중한 존재인 동주를 떠나며 느꼈을 혼란스러움 등을 깊게 파고들면서 표현해내려고 애썼다"고 덧붙였다.

올해 2월 첫 회 시청률 6.1%로 시작한 '보물섬'은 4회 만에 10% 벽을 넘었고, 6회부터 줄곧 두 자릿수 시청률을 유지했다.

홍화연은 "반전이 많고,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다음 이야기를 추측하게 만드는 작품이라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다"며 "내용을 알면서 보는데도 엔딩 장면에서 화들짝 놀랄 때가 많았다. 알고 봐도 재밌는데, 뒤 내용을 모르고 보면 얼마나 재밌을까 싶었다"고 웃음 지었다.

건국대학교 교육공학과를 졸업한 홍화연은 뒤늦게 배우의 꿈을 좇기 시작했다고 한다. 2021년에 현재 몸담은 BH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고, 2022년 tvN 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로 데뷔했다.

배우 홍화연

홍화연은 "늘 배우에 대한 막연한 꿈은 있었는데, 회사 오디션을 보기 전까지는 연기의 'ㅇ' 자도 몰랐다. 당시에 오디션을 볼 때도 그냥 유튜브에서 여자 독백 연기를 보고 참고해서 연습해갔다"고 되짚었다.

"연기는 배워본 적도, 해본 적도 없으니까 당연히 부족한 점이 많았을 거예요. 나중에 관계자분이 말씀해주셨는데, 연기는 어차피 다 연습해야 하는 거고, 그냥 저라는 사람 자체가 매력 있게 느껴져서 뽑아주셨다고 하더라고요. 좋게 봐주신 것 같아서 너무 감사했죠."

'보물섬'을 촬영하면서 ENA 드라마 '당신의 맛' 촬영도 병행했다는 홍화연은 내달 중 다시 새 작품으로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당신의 맛'에서는 활기차고, 명랑한 셰프 역할이다. 홍화연은 "은남이와 완전 반대되는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했다"며 "첫 방송일을 설레면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다음 작품에서는 꼭 풋풋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점이에요. 가슴 아픈 사랑 해봤으니까, 다음에는 달달한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웃음)"

co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