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종합 1위로 첫 대표팀 승선…"내 최대 강점은 체력"
평창 올림픽 보면서 올림픽 꿈 키워…"열심히 준비하겠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깜짝 우승하며 생애 첫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쥔 '고교생 스케이터' 임종언(노원고)은 "이제야 실감이 난다"며 빙그레 웃었다.
임종언은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한 뒤 "묵묵히 훈련에만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수줍게 말했다.
임종언은 이번 대회에서 대이변을 일으켰다.
그는 7일에 열린 1차 선발전 남자 1,500m에서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황대헌(강원도청),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2관왕 장성우(화성시청) 등 국가대표 선배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하더니 다음 날 열린 남자 500m에서 17위, 남자 1,000m에서 2위로 결승선을 끊으며 전체 1위에 올랐다.
그리고 12일 2차 선발전 남자 1,500m에서 1위, 남자 500m에서 3위에 오르며 올림픽 출전을 확정했다.
목표를 이룬 임종언은 이날 열린 남자 1,000m에선 힘을 빼고 B파이널에서 가장 늦게 결승선을 끊었다.
이번 대회의 백미는 1차 선발전 첫 레이스였던 남자 1,500m였다.
그는 레이스 중반까지 후미에서 기회를 엿보다가 아웃코스로 빠져나와 단숨에 선두를 꿰찬 뒤 전속력으로 뛰었다.
임종언의 직전에 당황한 선배들은 뒤늦게 속도를 올렸으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그는 "내 최대 강점은 체력"이라며 "코치님이 나 자신을 믿고 해보라고 했는데, 체력이 버텨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제 임종언은 올림픽 시상대에 오르는 꿈을 꾼다.
그는 외국 선수 중 경쟁자를 꼽아달라는 말에 "현재 국제대회에서 윌리엄 단지누(캐나다)가 월등한 기량을 펼치고 있는데, 겨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단지누는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따낸 세계 최고의 선수다.
2024-2025 월드투어에선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임종언은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과 경쟁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202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임효준 선배가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고 올림픽 출전의 꿈을 키웠다"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서 경쟁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두 선수를 모두 꺾을 자신 있나'라는 질문에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임종언은 2023-2024시즌부터 주니어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2월에 열린 ISU 쇼트트랙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남자 1,000m, 1,500m에서 우승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cy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