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기기 전력원으로 활용…2030년 상용화 목표"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국화학연구원은 신소재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유연하면서도 열전 성능이 높은 열전소재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열전소재는 열을 전기로 바꿔주는 소재다. 온도 차에 의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원리다.
발전소, 선박, 차량 등에서 발생하는 폐열이나 사람의 체온 등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할 수 있어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열전 소재로 쓰이는 금속 기반 무기물의 경우 성능은 높지만, 유연성이 떨어지는 문제 때문에 연구팀은 전기 전도도와 유연성이 높은 차세대 신소재인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열전소재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왔다.
속이 빈 원기둥 모양의 탄소 소재인 탄소나노튜브는 흐물흐물한 특성으로 인해 형태 변형은 쉬우나 열전 성능이 낮고 기계적 내구성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화학연 한미정·강영훈 박사팀은 탄소나노튜브와 비스무스, 안티몬, 텔루라이드를 다공성 폼 형태로 결합해 열전 성능을 극대화한 유연한 열전 발전기를 개발했다.
틀에 재료 분말을 채워 열을 가해 굳어지도록 만든 뒤 열전소재 물질을 내부 구멍에 균일하게 분포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스펀지 형태의 탄소나노튜브를 제작했다.
기존 얇게 굳힌 필름 형태의 열전소재보다 내구성이 강하고 열전 성능도 높다.
내부 구멍 구조가 오리털과 같은 역할을 해 열의 이동을 막아주고, 열 이동이 느려지면서 부위별 온도 차이가 유지돼 발전이 잘 되는 원리다.
개발한 열전 발전기를 유리관에 붙인 뒤 온수와 냉수를 번갈아 넣는 실험에서 21.8도의 온도 차이로 15.7㎼(마이크로와트·100만분의 1W)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탄소나노튜브 복합소재 기반 열전소재 대비 최소 30배에서 최대 500배 높은 발전출력을 달성했다.
1만 차례 이상의 반복 굽힘 테스트에서도 성능 변화가 거의 없었으며, 제작에 걸리는 시간은 기존 3일에서 4시간으로 단축했다.
연구팀은 추가 성능 개선 연구를 통해 2030년께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양한 열 제어 소재를 추가해 배터리 발열 문제 해결,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겨울철 온도 유지 장치 등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웨어러블 기기, 사물인터넷(IoT) 센서용 소규모 전력 공급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며 "기존 열전소재의 한계 극복과 유연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1월 국제 학술지 '탄소 에너지'(Carbon Energy)에 실렸다.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