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폐막…AI 인프라 도약 선언한 구글

연합뉴스 2025-04-13 00:00:14

AI 칩·네트워크 등 대거 공개…CEO·스타 개발자 총동원

멀티 에이전트 구축 지원…한국도 여행·로봇·헬스케어 협업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김현수 기자 = 연례 기술 콘퍼런스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가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사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행사에는 인공지능(AI) 칩, 글로벌 사설망 등 인프라부터 AI 에이전트, 워크 스페이스 등 이용자 단계를 아우르는 신기술이 대거 공개됐다.

기조연설과 서비스 데모 등 총 920여개의 세션이 진행됐으며, 500여곳의 기업 혁신 사례가 발표됐다.

◇ AI 경쟁에 빅테크 구글도 '발등의 불'…CEO까지 총출동

이번 콘퍼런스는 깜짝 손님의 등장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행사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대형 공연장 '스피어'에 예고 없이 등장해 AI를 활용한 '오즈의 마법사'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당시 행사장 인근에 피차이 CEO의 경호원이 출몰했다는 소문이 돌았을 뿐, 구글 관계자들조차 그의 등장을 사전에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다음날인 행사 개막 기조연설에서도 직접 7세대 TPU(텐서처리장치) '아이언우드'와 글로벌 사설망 '클라우드 광역 네트워크'(Cloud WAN) 등 주요 소식을 발표했다.

피차이 CEO 외에도 천재 개발자로 불리는 제프 딘 구글 수석 과학자, '인터넷의 아버지' 빈트 서프 구글 수석 인터넷 전도사 등 IT 업계의 거물들이 AI 기술의 미래를 역설했다.

라스베이거스 스피어 스크린을 채운 '오즈의 마법사'

메시지도 눈에 띄었다. 피차이 CEO는 '오즈의 마법사'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세상이 점점 AI 중심으로 변해갈수록 사람들은 인간적인 경험을 더 소중히 여기게 될 것"이라며 "AI를 잘 활용하면서도 인간적인 감성을 각 층위에 담아낼 수 있는 감독들이 더욱 가치 있게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오픈AI의 챗GPT를 활용한 이미지 생성 열풍 속에서 구글도 AI 콘텐츠 프로젝트를 공개한 점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AI로 재탄생한 '오즈의 마법사'

◇ AI 칩·네트워크 등 인프라 부각…멀티 에이전트 시대로

이전 행사와 비교해 공개된 기술의 규모나 다양성도 향상됐다.

아이언우드 등 AI 칩 단계에서부터 광역 네트워크 인프라, 기업용 플랫폼 '버텍스 AI', 이용자 단계의 워크스페이스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공개됐다.

구글 클라우드는 아이언우드가 직전 모델 대비 성능이 10배 향상된 역대 최강의 모델인 점을 강조하며, AI 칩이 지난 10년간 진화를 거듭해왔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90% 이상의 검색 시장 점유율과 워크스페이스 등 탄탄한 이용자 생태계를 구축한 구글이 각종 서비스와 미래 비전을 실현할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음을 역설하는 듯했다.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에서 공개된 7세대 TPU '아이언우드'

이를 두고 클라우드, AI 칩, 생성형 AI 등 대부분의 테크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며 구글이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역량을 쏟아부은 게 아니냔 분석이 나온다.

AI 에이전트는 콘퍼런스의 최대 화두였다.

기조연설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음성과 영상을 인식해 특정 식물에 최적화된 흙·비료를 추천했으며, 예상치 못한 서비스 제안까지 수행해 이목을 끌었다.

기업용 플랫폼 '버텍스 AI'를 통해 고객들이 멀티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여러 에이전트가 연결돼 원활한 데이터 교환을 가능하게 하는 '에이전트 투 에이전트'(A2A) 프로토콜(통신 규약)도 발표했다.

멀티 에이전트는 에이전트가 서로 질문을 주고받거나 협상하고, 정보를 요청함으로써 고객들이 사업 요구에 딱 맞는 에이전트를 찾을 수 있게 한다.

구글 클라우드 AI 인프라·서비스

국내 기업들도 자체 AI 에이전트 사업을 소개하고, 구글과 협업 의사를 밝혔다.

구글 클라우드는 삼성의 AI 컴패니언 로봇 '볼리'에 생성형 AI 모델을 탑재한다고 밝혔다.

야놀자와 카카오헬스케어도 여행 및 혈당 관리 설루션의 AI 에이전트 기능을 고도화하는 방안을 구글과 논의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032640]는 요약·검색, 스팸 차단 등 AI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가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편의성과 안전성에 대해 소개했으며, 카카오[035720]는 구글의 6세대 TPU '트릴리움'을 활용해 훈련한 AI 서비스 '카나나'의 성능 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다.

hyuns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