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자 측, 英 경호등급 항소심서 '알카에다 위협' 언급(종합)

연합뉴스 2025-04-09 04:00:03

왕실 독립후 자동경호 대상 제외, 1심선 패소…법원 깜짝 출석

법원을 나서고 있는 해리 왕자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차남 해리 왕자 측이 8일(현지시간) 해리 왕자와 가족에 대한 영국 내 경호 수준과 관련한 항소심에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위협과 파파라치 추격을 언급했다.

AFP·AP 통신과 영국 매체에 따르면 해리 왕자의 변호인단은 런던항소법원 재판부에 낸 서면 의견에서 해리 왕자에 대한 경찰 자동 경호가 철회된 후 안전에 위협이 있었다면서 이같은 사례를 제시했다.

변호인단은 "알카에다가 최근 (해리 왕자) 살해를 촉구했다"며 알카에다가 해리 왕자 "암살이 무슬림 공동체를 기쁘게 할 것"이라는 문서를 발표했다고 적었다.

변호인단은 또한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이 "2023년 5월 뉴욕에서 파파라치에 위험한 차량 추격을 당했다"고도 밝혔다.

미국 배우인 메건과 결혼한 해리 왕자는 2020년 1월 왕실로부터 독립을 선언했으며, 영국 정부는 같은 해 2월 해리 왕자를 왕실 주요 인사에게 제공되는 자동 경찰 경호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해리 왕자가 영국을 방문할 때마다 사안별로 경호 규모가 평가, 결정된다.

해리 왕자는 이런 결정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가 지난해 2월 패소했다. 그는 사설 경호로는 자신과 가족에 대한 위협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우며 경찰 경호 비용을 본인이 지급할 의향도 있다고 주장해 왔다.

영국 왕실 업무에서 물러나 미국에서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해리 왕자는 이날 런던 항소법원에 깜짝 출석했다. 다만, 이날 법정에서 직접 증언하지는 않았다.

해리 왕자가 제기한 소송이 그동안 영국에서 여러 건 진행됐지만, 그가 직접 출석하는 일은 드물다. 이날도 그가 법원 심리에 출석할 것이라고는 사전에 알려지지 않았다.

법원 나서는 해리 왕자

해리 왕자의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내무부가 감독하는 왕실·VIP행정위원회(RAVEC)가 해리 왕자의 경호 수준을 결정할 때 표준 절차를 따르지 않았고 전문적인 위험 분석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위원회가 맞춤형 경호를 결정한 것은 더 나은 경호를 뜻하는 게 아니라 "다르고, 부당하며, 열악한 대우를 받도록 골라내는 것"을 뜻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 측 변호인은 정부의 결정에 대한 해리 왕자 측의 해석이 "부적절하고 형식주의적"이라는 점을 1심 법원이 제대로 파악했다며 항소심도 같은 성격의 소송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오전 법원 앞에 몰려든 취재진 사이에서 "아버지와 통화했느냐"는 질문이 큰 소리로 들렸으나 해리 왕자는 답변하지 않았다. 찰스 3세는 커밀라 왕비와 함께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이다.

영국 언론은 해리 왕자가 전날 찰스 3세의 출국 몇시간 전에 영국에 도착했지만, 부자가 만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