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앞두고 "미국에 의지 있다면 합의 가능"

연합뉴스 2025-04-09 01:00:04

'리비아 모델' 이스라엘 주장에는 "바람대로 되지 않을 것"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오만에서 열리는 미국과 핵협상을 앞두고 "상대가 충분한 의지가 있다면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8일 밝혔다.

아락치 장관은 알제리 방문 중 이뤄진 이란 국영 IRNA통신 인터뷰에서 "공은 미국 측에 넘어가 있으며 상대가 진정한 의지를 가지고 오만에 온다면 우리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락치 장관은 자신이 이란을 대표해 오만으로 향할 예정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오만 회동이 미국과 이란의 직접 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부 외신 보도에 대해서는 "직접 협상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로서는 간접적인 협상을 선호하며 직접 협상으로 전환할 계획은 없다"며 "직접 협상이 목적에 유익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아락치 장관은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외교를 통해 리비아식으로 이란 핵보유 저지가 실현되면 좋은 일'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이스라엘의 바람은 결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리비아 모델'이란 2003∼2005년 미국 등 서방이 참여한 합의로 리비아에서 이뤄진 '선 핵폐기, 후 보상' 방식을 가리킨다.

당시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은 핵 포기로 경제제재 해제라는 대가를 얻은 지 얼마 되지 않은 2011년 '아랍의 봄' 소용돌이 속에 미군이 지원한 반군 세력에 몰락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총리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란과 직접 협상을 하고 있다"면서 "토요일(12일)에 열릴 것이고 아주 큰 회담이며 어떻게 되는지 볼 것"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협상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고 이후 이란은 중재국 오만을 통한 간접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