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中 7월 정상회담…美관세위협 속 관계개선 모색(종합2보)

연합뉴스 2025-04-09 00:00:17

EU수장, 리창 中총리와 통화서 정상회담 공개…트럼프 정부 출범뒤 처음

EU, 美관세 여파 '中 우회물량' 우려 표명…"관세전쟁 확전 자제해야"

리 총리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中-유럽 함께 자유무역 보호해야"

유럽연합 깃발과 중국 오성홍기

(브뤼셀·서울=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권수현 기자 = 유럽연합(EU)과 중국이 오는 7월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8일(현지시간)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다가오는 7월 EU-중국 정상회담은 양측의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적절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U·중국 정상회담이 올해 하반기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될 것이란 관측은 있었지만 시기가 공식적으로 언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전방위 관세로 국제 무역질서가 흔들리는 상황에 예고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EU는 지난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결정과 이에 따른 중국의 보복조치 등으로 관계가 불편해졌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을 향한 비판 수위를 조절하며 관계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발 과잉 생산과 '불균형적인' 무역수지 조정이 필요하다면서도 협력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도 리 총리에게 "미국 관세로 인한 광범위한 혼란에 대응하는 데 있어 세계 최대 시장인 유럽과 중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의 장을 기반으로 한 개혁된 무역체계를 지원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미 글로벌 과잉생산의 영향을 받은 부문에서 (미국) 관세로 인한 무역전환 현상을 해결하는 데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관련 상황을 추적하기 위한 메커니즘 구축 방법을 리 총리와 논의했다.

미국 관세를 피하기 위해 중국 수출물량이 유럽에 과다 유입되지 않도록 협력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국의 대미 관세 대응과 관련, "협상을 통한 해결책이 필요하며 추가적인 확전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리 총리도 미국발 관세 충격 속에 중국과 유럽이 협력해 자유 무역 체제를 지키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통화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 "전형적인 일방주의, 보호주의이자 경제적 강압 행위"라며 "중국과 유럽은 경제 세계화와 무역 자유화의 옹호자이며 세계무역기구의 확고한 보호자이자 지지자"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EU가 소통과 조정을 강화하고 상호개방을 확대하며 자유롭고 개방적인 무역투자를 보호해 양측과 세계 경제에 안정성과 확실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유럽과 손잡고 노력해 원활한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고 정치적 상호 신뢰를 증진하며 실질적 협력을 확대하기 원한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각자의 우려를 해결하고 양자 관계가 계속 개선되고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양측이 새로운 중국-유럽 전략, 경제무역, 녹색(환경), 디지털 분야에서 고위급 대화를 조속히 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화통신은 그러나 정상회담 관련 논의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올해 EU-중국 정상회담이 브뤼셀에서 개최되는 만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브뤼셀 방문 여부도 관심사다.

다만 과거 양자 정상회담 시 브뤼셀에서 열리는 회담에는 대체로 중국 총리가 참석했고 시 주석은 중국에서 회담이 열릴 경우 참석했다는 점에서 리 총리 참석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16일 복수 소식통을 인용, EU가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시 주석의 방문을 타진했으나 중국은 리 총리를 보내겠다는 뜻을 전달해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sh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