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 환경 1천시간 이상 버티는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

연합뉴스 2025-04-08 18:00:08

UNIST·경상대 공동연구…"실용화 위한 결정적 진전 이뤄"

UNIST 김동석 교수팀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도 1천시간 이상을 버틸 수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탄소중립대학원 김동석 교수팀은 8일 경상대 이태경 교수팀과 태양전지에 보호 필름을 입히는 고온 공정을 버틸 수 있는 내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상용 실리콘 전지보다 이론적으로 태양광을 전기로 전환하는 효율이 높고, 비용이 저렴한 차세대 태양전지다. 실험실 수준에서는 이미 27% 효율을 기록해 실리콘 전지를 넘어섰다.

그러나 상용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내열성이다.

태양전지는 야외에서 장기간 작동하는 전지 특성상 수분과 산소로부터 보호하는 필름으로 감싸야 한다. 페로브스카이트 전지는 실리콘 전지와 달리 110도까지 치솟는 필름 공정 온도를 견디지 못한다.

이에 연구팀은 태양전지 정공수송층에 넣는 첨가제인 tBP(4-tert-Butylpyridine)를 에틸렌 카보네이트(Ethylene Carbonate)라는 물질로 대체해 내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들었다.

tBP는 효율을 올리는 데 필수적이지만 유리전이(정공수송층이 액체 상태에 가까워지는 현상) 온도를 80도 이하로 낮춰 전지가 고온을 견디지 못하게 하는 단점이 있다.

에틸렌 카보네이트를 넣어 만든 전지는 25.56%의 광전변환 효율을 기록했는데, tBP를 쓰지 않는 전지 중 세계 최고 수준 효율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보호 필름을 입히는 공정을 거친 전지를 85도, 85% 상대습도의 국제 표준 조건에서 실험한 결과 1천시간 후에도 21.7%의 효율을 유지하는 내구성을 보였다. 정공수송층의 유리전이 온도도 125도까지 올라갔다.

이는 에틸렌 카보네이트가 tBP만큼 리튬비스마이드(LiTFSI) 도핑제를 균일하게 잘 녹일 수 있기 때문이다. LiTFSI가 잘 도핑되면 정공수송층의 전하 전달 성능이 향상돼 전체 태양전지의 효율이 높아진다.

이 전지는 100㎠ 면적의 모듈로 제작됐을 때 22.14%의 높은 효율을 기록했다.

김동석 교수는 "높은 효율을 유지하면서도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태양전지 정공수송층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실용화를 위한 결정적인 진전을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7일 발간된 친환경 분야 학술지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실렸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았다.

yong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