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톺] 관세전쟁에 빛바랜 삼성전자의 호실적…반등의 조건은

연합뉴스 2025-04-08 18:00:07

반도체株 반등에도 외국인·기관 매도세에 삼전 오름폭 4%→0.6% 축소

관세전쟁 장기화에 추가 변동성 우려…"2분기부터 관련 영향 확인될 것"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6.6조…시장 기대 웃돌아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8일 예상보다 좋은 1분기 실적을 내놓으면 주가가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글로벌 관세전쟁의 영향으로 장 초반 4%에 달했던 오름폭을 유지하지 못하고 전강후약의 맥빠진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주의 힘이 빠지면서 코스피도 장 초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채 강보합세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0.56% 오른 5만3천5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주가 반등은 최근 낙폭 과대 인식에 따른 기술적 반등과 함께, 기대 이상이었던 1분기 실적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개장 전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인 4조9천431억원을 33.5% 웃돈 성적이다.

이는 갤럭시S25의 판매 호조와 D램 출하량 선방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은 반도체주 전반의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날 SK하이닉스[000660]는 2.85% 오른 16만9천500원으로 역시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디아이[003160](2.80%),한미반도체[042700](1.66%), 리노공업[058470](1.38%), 테크윙[089030](2.14%), 피에스케이홀딩스[031980](1.52%), 이오테크닉스[039030](1.02%) 등도 일제히 올랐다.

다만, 장 초반 강한 상승세는 후반으로 갈수록 약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 3.95%에서 마감 직전 0.19%까지 오름폭을 줄이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5% 이상 오르던 주가가 오후 들어 2.06%까지 오름폭을 축소하는 등 전강후약 흐름이 뚜렷했다.

코스피도 개장 직후 2.28%까지 올랐다가 마감 때는 0.26% 강세에 그치는 등 반도체주 주가 흐름에 연동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천50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린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2천2000억원어치 순매도해 전체 종목 중 가장 많이 내다 팔았다.

기관 역시 900억원 규모 매도 우위 속에서 삼성전자를 270억원 순매도하는 등 반도체 업종에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집중됐다.

이는 1분기 삼성전자의 실적 선방에도 불구하고 관세전쟁으로 2분기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탓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아 불을 댕긴 관세전쟁으로 증시가 장기간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 있고, 이 경우 경기에 민감한 반도체 업종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구체적으로는 상호관세가 추가 합의 없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기업의 생산거점 변경에 따른 단기 생산 중단 가능성이 있고, 기업들이 관세를 가격으로 전가하면서 소비자 부담 증가와 기업 수익성 악화를 유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호관세에 이어 품목별 관세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가 중국 이외 다른 아시아 국가에도 높은 세율을 적용하면서 우회 방법을 차단했고 이에 반도체 업종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아직 반도체 품목 관세가 남은 만큼 추가적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조사의 관세 부담 절감 차원에서 반도체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은 불가피하고 2분기부터 관련 영향이 확인될 전망"이라며 "업황 측면에서 부정적 요인을 고려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대형주 가격 밴드 설정 및 주가 바닥 잡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주가 바닥을 확인하고 유의미하게 반등하기 위한 조건으로 ▲ 컨센서스 하향 등 ASP 하락의 반영 ▲ 주요 생산거점의 긍정적 협상 분위기 ▲ 국내 생산업체의 관세 대응전략 구체화 등을 제시했다.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