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의 굴레에 갇힌 우리의 자화상 되돌아보는 기회 됐으면"
(화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도 화천의 아름다운 호수 파로호에는 아프고 슬픈 두 개의 역사가 잠겨 있다. 일제강점기 강제노역의 아픔과 한국전쟁이 남긴 슬픔은 아직도 사람들의 마음을 시리게 한다."
송금호 작가가 일본의 독도 침탈과 역사 왜곡, 여전히 우리를 감싸고 있는 이념 갈등의 현주소를 다룬 네 번째 장편소설 '파로호'를 출간했다.
파로호는 소설 속 주인공 준호와 나영이 양무선 지도교수를 통해 묻혀 있던 우리나라 역사의 진실을 만나게 된다는 내용이다.
역사가 요동칠 때마다 우리 민족은 끊임없이 분산됐고, 한반도 중심으로 재집결해 왔는데, 이러한 과정을 소설에서 등장인물의 두 세대를 걸쳐 보여주고 있으며, 갈등을 봉합하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소설을 통해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군수물자 생산을 위해 북한강 상류 파로호에 발전소를 만들면서 1천여명의 한국인 희생된 데 이어 6.25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 수만 명이 이곳 호수에 수장된 역사를 조명한다.
또 중공군을 깨뜨렸다는 의미의 이념 갈등과 비극이 담겨 있는 파로호(破虜湖)가 애초 날갯짓 한 번에 구만리를 난다는 의미를 지닌 대붕(大鵬)이란 뜻의 호수였다고 짚는다.
그러면서는 현재까지도 일제가 위안부와 징용의 강제를 여전히 부정하고, 독도까지 침탈하려는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작가는 대한민국 사회가 아직도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사실을 토대로 한 소설 형식을 빌려 비판한다.
전북이 고향인 송 작가는 인천일보 사회부장 등을 거쳐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이자 한국경제문화연구원(KECI) 남북교류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다.
송금호 작가는 8일 "파로호, 아니 대붕호에 얽힌 슬픔과 아픔을 되새김하면서 아직도 진행형인 일본의 침탈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생각해보고 이념의 굴레 속에 갇혀 허덕이는 우리의 자화상을 되돌아보는 기회도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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