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경북도지사 이례적 동시 대선 출마…"현안차질 불가피"

연합뉴스 2025-04-08 13:00:06

신공항·행정통합 등 앞으로 어떻게 되나…산불후속대응·APEC 행사도 우려

컨트롤타워 부재 지적…시민단체 "유권자와의 약속 어겼다는 비판"

(대구·안동=연합뉴스) 이덕기 이승형 박세진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21대 대통령 선거일이 오는 6월 3일로 확정된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동시에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대구·경북 시도 단체장이 이처럼 함께 대권 가도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지역 정치권과 관가 등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이다.

일각에선 대구·경북 신공항, 행정통합, 산불 후속 대응,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등 지역 핵심 현안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부단체장 대행 체제가 되더라도 중앙 정치권, 정부 부처 등과의 협력 관계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왼쪽)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8일 대구시와 경북도,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홍 시장은 오는 11일 대구시장직을 사퇴한다. 이어 오는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이철우 지사는 이보다 앞선 오는 9일 오후 2시 국회에서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다.

홍 시장은 전날 열린 대구시청 간부회의에서 "민선 8기 출범 후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대구미래 100년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달려왔고 이제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위해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도민들이 바라는 대구·경북의 핵심 현안들을 제가 직접 챙길 수 있는 기회가 생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너지는 나라 보고만 있겠습니까"라며 "모두 일어나서 자유 우파의 힘으로 다시 초일류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지키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부터 온몸을 바치겠다"며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 지사 측은 이와 관련 "공식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도지사직은 내려놓지 않고 휴가를 이용해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도지사가 동시에 대선 가도에 나서면서 지역 관가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행정 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홍 시장이 사퇴하면서 정무직 10여명도 동시에 사퇴할 예정이어서 향후 시정 공백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특히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군부대 이전 사업 등 지역 주요 사업들은 대부분 중앙 정치권, 중앙 부처 등과 연결돼 추진해온 점을 고려할 때 당장 홍 시장의 부재는 추진력 쇠퇴로 이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대선 경선에 출마하면서 당장 시급한 산불 피해 수습과 올가을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에 경고등이 켜졌다.

산불 피해지역은 응급 복구에도 들어가지 못한 상태인 데다 APEC 정상회의 준비도 그동안 정치 혼란으로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던 탓에 도지사 공백으로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가 나온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이나 대구경북 행정통합 등 주요 현안에 차질이 생길 것이 분명하다"며 "대구시 내부적으로도 현실적으로 추진이 가능한 사업들이 무엇인지 점검하고 취사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사무처장은 "경북도 또한 산불 피해 복구라는 현안이 있는데 단체장의 대선 출마로 악영향을 끼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장, 도지사 선거에 나설 때 단체장으로서 어떠한 것들을 하겠다고 시민들에게 약속하고 당선이 됐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유권자들에게 한 약속을 어겼다는 비판은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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