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영미∼'…빙상장서 동계스포츠 체험한 장애인들

연합뉴스 2025-04-08 00:00:16

세종 반다비 빙상장, 6월까지 매주 1시간씩 컬링·아이스하키 등 체험

"오늘은 내가 영미~~"

(세종=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지난 겨울 문을 연 세종시 반다비 빙상장이 장애인들을 위한 동계스포츠 체험 기회를 마련했다.

장애인들은 동계스포츠를 접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빙상장으로 이들을 초대해 컬링, 미니 아이스하키, 아이스 볼링 등을 경험하게 하자는 취지다.

7일 오전 10시 세종동 반다비 빙상장에는 10명의 장애인이 걸그룹 블랙핑크 로제의 히트곡 '아파트'(APT.)에 맞춰 신나게 몸을 풀고 있었다.

두꺼운 패딩과 장갑, 모자로 무장한 장애인들의 표정은 난생처음 찾은 빙상장이 어색한 듯 낯설어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노래가 끝나자 어색했던 표정도 한결 밝아진 표정이었다.

이들은 먼저 컬링 체험을 했다.

강사의 설명에 이어 컬링 스톤을 잡은 표정이 사뭇 진지했다.

힘껏 민 스톤이 엉뚱한 방향으로 미끄러지길 여러 차례.

한 장애인이 민 스톤이 원 안으로 들어가 멈추는 순간 본인은 물론 지켜보던 강사들과 부모들도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동계스포츠 체험하는 장애인들

이어 작은 스틱을 들고 스펀지로 만든 퍽을 휘두르는 미니 아이스하키와 커다란 볼링핀을 넘어뜨리는 아이스 볼링도 체험했다.

이들이 빙상장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은 스케이트화 대신 신발 밑에 스파이크 징을 부착한 특수 신발을 신었기 때문이다.

체험에 동행한 세종시 장애인 부모회 관계자는 "새로운 경험을 즐기는 것을 보니 너무 좋았다"며 "앞으로도 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빙상장 측은 이날 첫 수업을 시작으로 오는 6월 26일까지 매주 1시간씩 장애인들을 위한 동계스포츠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방침이다.

황재민 반다비 빙상장 부센터장은 "장애인들이 신나게 동계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행사를 마련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도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빙상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2일 운영을 시작한 반다비 빙상장은 세종지역 최초 동계체육시설이자 장애인형 국민체육센터다.

건물 면적 4천657㎡ 부지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수중운동실·샤워실·탈의실 등을 갖췄다.

국제 규격(61×30m)의 아이스링크가 설치돼 쇼트트랙·피겨스케이팅·아이스하키 경기 등을 할 수 있고, 300석 규모의 관람석이 있다.

j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