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플랫폼 모두 거래액 늘고 흑자 달성
20∼30대 "싼 것보다 품질"…K브랜드 선호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국내 주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알·테·쉬) 등 3대 중국 온라인 플랫폼의 공세에도 지난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업체인 무신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2천4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5.1% 증가했다.
무신사가 2012년 설립 이래 매출 1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거래액도 14% 증가한 4조5천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2023년 86억원 손실에서 1천28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네자릿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 역시 최초다.
에이블리도 연결 기준 매출 3천342억원, 거래액 2조5천억원으로 각각 창사 이래 최고치를 달성했다.
별도 기준 거래액도 여성 패션 플랫폼 최초로 2조원 선을 넘어섰고 영업이익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은 연결 기준 매출이 2천4억원으로 21.5% 증가했으며 거래액(지그재그·포스티 합산)은 2조원 선에 근접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2억원, 31억원으로 5년 만에 흑자를 봤다.
신세계그룹 계열 W컨셉은 거래액(5천722억원)을 11% 늘리면서 16억5천만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신세계[004170] 편입 후 4년 연속 흑자다.
지난해 내내 이어진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현상'에 따른 소비 위축에도 국내 4대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나란히 호실적을 거둔 것이다.
이른바 '알·테·쉬'로 통용되는 중국 플랫폼의 본격적인 한국 시장 침투 속에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을 모두 지켜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업계는 강조한다.
이는 국내외에서 K패션 브랜드가 약진하는 것과도 궤를 같이한다. 플랫폼별로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다양한 K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소비자들이 이에 호응하면서 전반적인 실적개선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플랫폼별 월간 사용자 수(MAU)는 지그재그가 38.1% 늘어난 것을 비롯해 W컨셉(27.5%), 에이블리(21.0%), 무신사(6.2%) 등 4대 플랫폼 모두 동반 증가세를 보였다.
지그재그의 경우 지난해 신규 구매자 수가 40% 이상 느는 등 고객층이 한층 두터워진 게 매출을 끌어올리는 동력이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30대를 중심으로 의류 상품의 디자인과 품질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데다 저가 상품보다 좋은 옷을 구매해 오래 입으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패션 플랫폼을 찾는 고객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주력인 패션 외에 화장품, 인테리어 소품, 식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것도 고객 유입과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됐다는 평가다.
올해는 K패션 브랜드의 영토 확장 기세에 편승해 해외 시장에서의 수익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무신사와 에이블리는 일본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W컨셉은 미국법인(W컨셉 유에스)을 통해 글로벌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며 미국, 호주, 영국 등 45개국에 K브랜드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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