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파면 후 첫 공식일정 "아직 내가 준비 안 돼 있어 고심 중"
"연이은 대통령 파면 책임 통감…어려운 시국 감당할지 숙고"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조기 대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 잠룡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어떤 결심을 내린 것은 없다. 여러 가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인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목마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 장관은 7일 경기도 용인시 기아 오산교육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선 출마 여부에 관한 질문에 이 같은 답변을 내놨다.
이날 오산교육센터 방문은 전기차 정비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위한 것으로,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장관으로서 첫 공식 일정이었다.
김 장관은 탄핵 정국에서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줄곧 보수 진영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이전에는 그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함구해왔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정국이 출렁이자 김 장관이 대선 행보에 나설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그가 8일 국무회의 후 장관직을 사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장관은 8일 사퇴설에 대해 "아직 어떤 결심을 내린 것은 없다"며 "여러 가지로 깊이 고심하고 있다. (언제 결정을 내릴지 등은) 상황을 좀 보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대통령(선거)에 나가야겠다고 다른 후보들처럼 준비하고 있던 게 아니고 지난해 계엄 및 탄핵 등의 국면을 거치면서 나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그렇기에 나 자신이 준비가 잘 안 돼 있어 여러 가지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김 장관은 특히 기성세대로서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고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대통령에 나오겠다는 사람이 이에 대한 답을 안 가지고 출마할 수 있겠느냐. 이에 대한 답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이 대학 졸업 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자기 꿈을 펴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언급할 때는 잠시 말문을 멈추고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장관은 편향성이 강하다는 지적 등이 결정이 늦어지는 데 영향을 미치는지 묻는 말에는 "그런 문제도 포함될 수 있겠다"고 답했다.
다만 "그런 것보다 현재 시국이 어렵고 민생이 매우 힘든 상황이니 이것을 감당할 수 있는지 깊이 숙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부연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던 그는 윤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에 대해선 "법이 결정했으니 승복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연속적으로 대한민국 대통령들이 파면당한 것에 대해선 정치하는 한 사람으로서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이에 대해 깊은 숙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ookman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