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사망' 대구 산불 헬기 추락 사고 합동 감식(종합)

연합뉴스 2025-04-07 13:00:05

국토부·경찰·소방·구청, 기체 잔해서 남은 유류도 수거

'보조 기억 장치'는 전소…"사고 원인 규명 1년 이상 소요 전망"

또 반복된 산불 진화 헬기 추락 사고…현장 합동 감식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대구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 헬기 추락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등 관계 기관이 7일 현장 합동 감식을 벌였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사조위)는 대구경찰청, 대구소방본부, 북구청, 동구청 등과 이날 오전 10시 30분께부터 1시간가량 헬기 추락 지점인 북구 서변동 한 경작지에서 합동 감식을 실시했다.

사조위는 사고 지점 주변에 차단선을 설치하고 추락한 헬기를 비롯해 잔해물 분포도를 드론 등을 이용해 확인했다.

또 헬기에 남아 있는 연료와 오일을 채취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숨진 조종사의 물건 등 사고 현장에 남아 있는 유의미한 물품 등이 있는지도 파악했다.

사조위는 사고 헬기에 설치돼 있던 '보조 기억 장치'가 불에 타 소실되면서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다만 사조위는 전소된 보조 기억 장치의 경우 헬기 운영 회사 측에서 자체적으로 설치한 것으로 통상 1천도 이상 고온에서도 견디는 헬기용 블랙박스는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산불 진화 헬기 추락 지점 합동 감식

현장 감식 후 사조위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사고 헬기는 구형이어서 보조 기억 장치가 설치돼 있는데 헬기 고도나 속도 등을 추적할 수 있는 장치"라며 "법에 의해 (블랙박스) 대체 장비로 승인된 장비이며 SD카드를 찾기를 희망하고 있다"라고 했다.

또 "기령이 많은 항공기는 국가에서 엔진이나 성능을 규정에 따라 관리하고 인증·검사를 하고 있는 걸로 안다"며 "이 부분 등에 위배되는 점이 있었는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주 목요일까지 현장 조사를 하고 엔진을 포함한 기체 전체를 김포공항에 있는 잔해 보관소에 유치한 뒤 조사를 이어간다"며 "헬기 폭발이 있었다는 목격담도 확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관계 기관은 합동 감식에 앞서 북구청에서 관련 회의를 하고 감식 내용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회의 이후 국토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사고 원인 규명까지는 1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반복된 산불 진화 헬기 추락 사고…현장 합동 감식

전날 오후 3시 41분께 북구 서변동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를 위해 투입된 동구 임차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정궁호(74) 씨가 순직했다.

사고 헬기는 제작된 지 44년 된 미국 벨(BELL) 206L 기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26일 의성군 산불 현장에서 생산된 지 30년 된 헬기가 추락해 70대 조종사가 숨진 지 11일 만에 발생했다.

노후 산불 진화 헬기 추락 사고가 잇따르면서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psjp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