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같은 팀서 뛴 올러와 KBO리그 첫 맞대결서 완승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15승 투수'로 평가하며 영입한 요니 치리노스(31)가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 타선을 제압했다.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와 마이애미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잭슨빌 점보슈림프에서 함께 뛴 '전 동료' 애덤 올러(30·KIA)와의 KBO리그 첫 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치리노스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3피안타 1실점 7탈삼진으로 역투했다.
'1선발'의 역투를 앞세워 LG는 KIA를 5-1로 꺾고 시즌 10승(1패)을 선점했다.
앞선 두 차례 등판에서 6이닝 2실점 한 치리노스는 이날 7이닝을 던지며 시즌 2승째를 챙겼다.
6이닝 4피안타 4실점(3자책) 한 올러는 시즌 첫 패(1승)를 당해 전 동료 치리노스와 희비가 갈렸다.
이날 치리노스는 시속 154㎞ 투심 패스트볼(40개), 포크볼(35개), 스위퍼(13개), 포심 패스트볼(3개)을 섞어 KIA 타선을 요리했다.
경기 뒤 치리노스는 "오늘은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었다. 내가 즐겨하는 공격적인 투구로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잡으려고 했는데, 오늘 계획한 대로 경기가 흘렀다"며 "올러와는 지난해 같은 팀에서 뛰었다. 올러가 좋은 투수라는 걸 알고 있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투구를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올러는 잠실구장 마운드에 적응하지 못했다. 투구 중 심판진을 향해 왼발을 내딛는 자리를 가리키며 정비를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치리노스는 홈 잠실구장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치리노스는 "올러는 불편함을 느꼈던 것 같은데, 나는 잠실구장 마운드 상태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LG는 시즌 초반 독주하고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선발진이 기대 이상으로 해주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치리노스의 투구에도 만족했다.
염 감독은 "오늘 치리노스가 투심을 낮게 제구하고, 스위퍼와 포크볼을 적절하게 섞으며 1선발 다운 투구를 했다"고 칭찬했다.
팀이 선두를 질주해 치리노스는 더 신이 났다.
치리노스는 "시즌을 즐기고 있다. 우리 팀원들이 좋은 분위기로 경기를 준비하고, 그라운드에 나선다"며 "내가 우리 팀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더 즐겁다"고 웃었다.
그는 2회말 2사 만루에서 홍창기의 좌전 안타가 나왔을 때, KIA 좌익수 이우성이 공을 더듬고 2루로 공을 던지는 사이에 1루 주자 박해민이 홈까지 도달하는 장면을 떠올리며 "우리 팀이 얼마나 강하고, 각자 역할을 잘 수행하는지 보여준 사례다. 개개인이 100% 힘을 쏟아, 우리 팀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치리노스에게 '시즌 15승'을 기대한다.
그는 "나도 15승을 목표로 정하긴 했지만, 지금은 개인 기록을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매 경기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투구를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치리노스는 3번의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달성했고 2승을 챙겼다.
15승으로 향한 세 번의 걸음을 상쾌하게 내디뎠다.
jiks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