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호 "귀여운 국악소년 벗고 남성미 보여줄게요"

연합뉴스 2025-04-07 00:00:11

트로트 경연서 인기 얻고 첫 미니앨범 '원' 발표

라틴 댄스 등 여러 장르 담아…"전국투어 하고 싶어요"

가수 최수호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남자'로 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남성미 있는 곡으로 준비했습니다. 경연 프로그램에서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종합선물세트 같은 앨범이 됐으면 좋겠어요."

가수 최수호는 5일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처음 발매한 미니앨범 '원'(ONE)에서 소년미를 벗고 남성적인 이미지로 변신을 꾀했다.

지난 2020년 KBS 2TV '트롯 전국체전'을 시작으로 2022년 TV조선 '미스터 트롯 2'와 작년 MBN '현역가왕 2' 등 TV 경연 프로그램으로 얼굴을 알린 그는 트로트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어린 20대 초반의 나이와 곱상한 외모로 인기를 끌었다.

최수호는 그러나 첫 앨범에서는 미소 대신 강렬한 눈빛과 가죽 재킷 의상으로 팬들을 찾아왔다.

전날 서울 강남구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트로트 장르가 아이돌 음악에 비해 팬의 연령대가 높다"며 "저도 이제 성인이니 '소년 같다' 혹은 '귀엽다'는 반응보다 멋진 무대로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신을 엿볼 수 있던 무대는 '현역가왕 2'의 '나불도 연가'. 최수호는 이 무대에서 '돌려차기' 퍼포먼스를 선보여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이 무대를 위해 거울을 보며 평소와 다른 표정을 매일 연습했다고 한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끝까지 간다'를 비롯해 소년의 짝사랑하는 마음을 밝게 표현한 '꿈속을 걸어가요', 서정적인 팬 송 '같이한 우리', 금잔디의 곡을 리메이크한 '엄마의 노래', '미스터 트롯 2'에서 선보인 '조선의 남자' 2025년 버전 등 여섯 곡이 담겼다.

'끝까지 간다'는 플라밍고 기타 사운드와 중독성 강한 비트가 어우러진 라틴 댄스곡이다.

그는 "평소 라틴 음악을 많이 들어보지 못한 저로서는 생소했고,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 수 있을지 걱정도 됐다"면서도 "인생은 도전이다"라고 강조했다.

가수 최수호

그는 "요즘 시대는 한 장르만 잘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트로트도 너무 좋아하지만,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다재다능한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최수호는 초등학교 때 민요를 배운 것을 시작으로 국악 판소리를 익혔다. 국립국악중학교와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가수의 길을 걷기 전까지 국악 영재 코스를 밟았다. 그는 '끝까지 간다'에서도 도입부에 국악 구음(국악기의 소리를 입으로 표현하는 것)을 넣어 자기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최수호는 "판소리를 익혀 노래의 감정 표현이나 기교에 큰 도움이 된다"며 "판소리는 깊고 어려운 감정을 내야 할 때가 많은데, 이 경험 덕분에 부르기 어렵다는 트로트 '사모곡' 등을 노래할 때 감정 이입이 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또 "가수가 됐지만 판소리를 놓치고 싶지 않아 가끔이라도 선생님께 계속 배우고 있다"며 "국악은 대한민국의 자랑이지 않으냐"라고도 했다.

그는 또래처럼 아이돌 가수를 꿈꾼 적 없느냐는 물음에는 "단 한 번도 아이돌 가수를 꿈꾼 적은 없다"며 "평생 몸치라고 여겼고, 정말 잘생겨야 할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그는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꾸준히 자기 노래를 쌓아 단독 콘서트를 여는 것이 꿈이다. 공연장 규모를 차근차근 넓혀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제가 생각하는 성공은 몇천석 규모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여는 겁니다. 꿈은 크게 가지라지만 단계별로 차차 밟아 나가고 싶어요. 콘서트에서 노래를 부를 때 제가 살아 있음을 느끼기에 빨리 전국 투어를 하고 싶습니다."

ts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