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헬기 추락 목격자 "꼬리 날개가 비닐하우스 천에 걸려"

연합뉴스 2025-04-07 00:00:09

"헬기 멈추니까 관성으로 물주머니가 위로 솟아"…"추락 후 화염 휩싸여"

사고현장 주변, 천으로 가린 뒤 수습…갑작스런 사고, 주민 굳은 표정

산불진화 임차헬기 또 추락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황수빈 기자 = "꼬리 날개가 비닐하우스 천에 걸려서 헬기가 떨어진 것 같아요."

6일 오후 대구 북구 서변동 산불진화 헬기 추락 현장.

산불 진화에 나선 임차헬기가 추락하는 모습을 목격한 김영호(70)씨는 "비닐하우스에 부딪힌 헬기에서 꼬리 날개 파편이 튀어 오르는 걸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추락 직전 헬기가 야산에서 비닐하우스 방향으로 고도를 점점 낮추면서 날아왔다고 기억했다.

그는 "헬기가 전봇대 높이만큼 내려온 후 비닐하우스 부근에서 멈춰 섰다"며 "헬기에 달린 물주머니가 (관성에) 위로 올라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후 꼬리 날개가 비닐하우스 천에 걸려서 헬기가 반바퀴 돌았다"고 덧붙였다.

추락한 헬기는 폭발음이 난 후 화염에 휩싸였다고 한다. 김씨는 다른 시민과 함께 조종사를 구조하려고 시도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아 실패했다고 한다.

김 씨는 "구조를 시도 한 당시 조종사는 이미 의식이 없어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서 본 헬기는 비닐하우스 옆에 파손된 상태로 누워있었다.

비닐하우스를 덮어 놓은 초록색 천은 찢어져 내부 철골이 밖으로 드러나 보였다. 초록색 천은 바람이 불 때마다 펄럭였다.

논밭에서 일하던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사고에 굳은 표정으로 경찰 통제선 부근에서 한참을 서 있기도 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천으로 현장을 가린 후 조종사의 시신을 수습했다.

이날 오후 3시 41분께 북구 서변동에서 산불 진화 작업에 나선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74) 1명이 숨졌다.

헬기는 산불 현장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 추락했다.

대구 북구 관계자는 "헬기가 인근 저수지(이곡지)에서 담수한 후 선회하기 위해서 추락 장소인 비닐하우스 부근까지 내려온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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