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잠룡들, 대선 출마 채비…금주 출마선언 잇따를듯(종합)

연합뉴스 2025-04-07 00:00:02

김문수, 거취 질문에 "고심 중"…홍준표·한동훈, 여의도 사무실 마련

洪 "마지막 꿈 향해 상경"…韓 "분열을 넘어 치유와 회복으로"

오세훈도 출사표 전망…안철수, 광화문 출마 선언 예고

의총에서 대화하는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뒤로 하고 이번 주 본격적인 대선 체제로 전환하는 가운데 주요 주자들의 출마선언도 잇따를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 파면의 충격파 속에 주말 동안 '자숙 기간'을 가졌지만, 최장 60일의 단기 대선 레이스에 서둘러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인식에서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5일 자신의 출마를 촉구하며 자택 인근을 찾아온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행보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김 장관은 다만 이 자리에서 "계획한 건 없다"며 국민의힘 입당 계획에 대해서도 "봐서 하겠다"고만 말했다.

김 장관은 6일 향후 거취와 관련된 연합뉴스의 질문에 "고심 중"이라고 답했다.

답변하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번 주 시장직을 사퇴하면서 대권 행보를 시작한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다음 주는 참 바쁜 한주가 될 것 같다"며 자신의 저서 출간과 퇴임 인사 등의 일정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25번째 이사를 한다. 53년 전 동대구역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상경했던 그 시절처럼 이번에도 동대구역에서 고속 열차를 타고 상경한다. 그때는 무작정 상경이라서 참 막막했지만, 이번은 마지막 꿈을 향해 즐거운 마음으로 올라간다"며 대선 출마 의지를 거듭 밝혔다.

서울대 강연하는 홍준표 대구시장

한동훈 전 대표도 경선 일정 윤곽이 나오는 대로 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가 전날 발표한 시국 메시지 관련 기사를 올리면서 "분열을 넘어, 치유와 회복으로 가야 한다"고 적었다.

홍 시장과 한 전 대표는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선거사무실을 가계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하빌딩은 김대중·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거사무소를 차렸던 '선거 명당'으로 유명하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안철수 의원 역시 이번 주 출마 선언을 고려하고 있다.

오 시장은 당 경선관리위원회가 출범하면 정치적 메시지를 내면서 출마를 기정사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시장직을 유지하면서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출마 선언 시기와 장소에 대해 "이번 주 중반 정도에 광화문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착한 사람이 떳떳하기에 제일 강하다" 등의 글을 올리며 자신의 경쟁력을 부각했다.

이밖에 나경원 의원 등 이번 탄핵 정국에서 '탄핵 기각·각하' 목소리를 높인 중진 의원들도 출사표를 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강연하는 한동훈 전 대표

출마를 결심한 주자들 사이에는 치열한 경쟁이 예고돼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독보적인 1위를 달리는 사이, 보수 진영에서는 이렇다 할 '원톱'이 없는 상태다.

지난 4일 나온 한국갤럽 여론조사(1∼3일,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 따르면,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 보수 진영 후보들은 모두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렀다.

당 지지층에서는 김 장관이 24%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의견 유보' 응답자가 43%에 이르는 등 향후 변수가 크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주자들은 경선 과정에서 저마다 중도 확장성과 이 대표를 상대할 경쟁력을 강조하는 동시에, '찬탄파'(탄핵 찬성파) 대 '반탄파'(탄핵 반대파)로 나뉘어 윤 전 대통령 파면의 책임론을 놓고 선명성 경쟁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행 경선룰은 '당원 투표 50%, 일반 국민 여론조사(국민의힘 지지층) 50%'인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보수 지지층에서는 70∼90%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해왔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내부 결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선거"라며 "후보 간 공방전이 벌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내부 분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의회 임시회 마친 오세훈 서울시장

chae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