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체제' 속도 내는 국민의힘…당 일각 尹파면 후속 파열음

연합뉴스 2025-04-06 19:00:01

尹파면 후 첫 주말…중진 간담회·의총서 당 재정비 방안 논의

금주 경선준비 개시…일부서 '김상욱 탈당'·'지도부 교체' 요구도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김치연 김정진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조기 대선 준비에 착수한 가운데, 향후 당의 진로와 탄핵 책임론 등을 놓고 내부 파열음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의원들 사이 큰 이견이 없는 한 내일(7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관리위원회 구성 문제를 논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지도부와 4선 이상 중진 간담회, 의원총회 등을 잇달아 개최한 것도 당의 분위기를 다잡고 대선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서둘러 당을 재정비해 조기 대선 준비에 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 친윤(친윤석열)계 초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당 내부 사정과 별개로 당장 대선 준비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체질 개선이나 파열음을 말할 여유가 어디 있나. 60일 대선 일정을 맞추기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그래도 이재명은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전과 4범에, 12개 혐의·5개 재판을 받는 형사 피고인이, 잡범 주제에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시간이 촉박한 이번 대선에서 '반(反)이재명'을 기치로 지지층을 결집하고 중도층까지 흡수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국민의힘은 정통 보수로 돌아와야 한다. 법치주의, 사회 안정, 경제 발전, 헌법 수호라는 기존 보수의 가치가 바로 그것"이라며 "여기에 복지 사회, 격차 해소라는 따뜻한 자본주의를 새로운 기치로 세워서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무거운 분위기의 국민의힘

다만 이날도 당 의원들이 참여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대표적 '탄핵 찬성파'였던 김상욱 의원을 겨냥한 탈당 요구와 비난 발언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이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된 4일을 국경일인 '민주주의 기념일'로 제정하자고 제안한 것을 두고서다.

박성민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자중이 안 되면 탈당하라"고 했고, 김기현 의원도 "정의로운 척은 혼자 다 하면서, 절대다수의 당 의원은 자신의 이익만을 탐해 불의를 알면서도 눈 감고 있는 사람들로 만들어놨다"고 비난했다

유영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생각이 달라도 공존할 수 있지만 선을 넘은 것은, 붙여봐야 또 떨어진다"며 "어차피 같이 못 갈 사람들과는 이별하자"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지도부 책임론도 계속됐다.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적으로 지도부 사퇴를 요구했던 강민국 의원은 의원들 대화방에서도 "리더십 부재, 우유부단, 어설픈 중도 타령, 많은 지지자의 당에 대한 분노가 탈당으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같은 취지의 주장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 당직자는 통화에서 "지금 국면에서 대선 준비 외에 다른 이야기로 갑론을박을 하는 것 자체가 에너지 낭비"라고 일축했다. 이 인사는 김 의원 징계·탈당 요구 등에 관해서도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웅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마땅히 국민에게 사죄하고 반성하는 의미로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를 내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