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만의 담장 안에 대선후보 가두지 말라…다수 연합해야 국정 안정"
민주, 각당 후보 선출 후 단일화에 무게…역선택·지분다툼 변질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오규진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선의 막이 오르자 조국혁신당이 6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야권 통합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을 다시 제안했다.
앞서 혁신당은 지난달 4일 통합 경선을 제안했으나 윤 전 대통령 구속이 취소되면서 관련 논의가 중단된 바 있다.
혁신당은 이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만큼 다시 오픈프라이머리 논의 재점화에 나선 양상이지만, 열쇠를 쥔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이같은 제안에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이어서 통합 경선이 현실화할지 미지수다.
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압도적 정권 교체를 위한 야권 통합 오픈프라이머리를 다시 제안한다"며 "민주당은 대선 후보를 민주당만의 담장 안에 가두지 말라"고 민주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대선기획단장을 맡은 황현선 사무총장은 통합 경선을 하기에는 조기 대선 일정이 촉박하다는 지적에 "민주당 경선 일정에 맞추면 된다. 일정 때문에 어렵다는 것은 사실 왜곡"이라고 설명했다.
역선택 우려에 대해서도 "역선택 방지 장치를 두고, 플랫폼도 민주당 플랫폼을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고 밝혔다.
특히 혁신당은 지난 2일 재·보궐 선거 때 민주당 텃밭인 전남 담양에서 민주당 후보를 꺾고 담양군수를 배출했다는 점을 지렛대로 삼는 분위기다. 혁신당은 담양 재선거 결과를 민주당 이재명 대표 독주체제에 대한 호남의 견제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이번 제안을 민주당이 무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비명계(비이재명계)도 즉각 화답하며 이 대표의 수용을 촉구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당 울타리를 넘어 범야권 세력이 크고 튼튼하게 하나 되는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며 "혁신당이 제안한 완전 국민 경선이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비명계 모임인 '희망과 대안' 포럼 간사 양기대 전 의원도 "민주당이 분위기에 편승해 안이하게 대응하면 정권교체가 순탄하지 않을 수 있다"며 "형식적 경선이 아닌 통합의 축제로서 완전 국민 경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가 쉽사리 통합 경선을 수용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역선택 우려에 더해 통합 경선이 자칫 대선 이후를 염두에 둔 야권 '지분다툼'으로 비칠 경우 유권자들에 오히려 실망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작동하면서다.
김윤덕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혁신당의 제안과 관련해 사견을 전제로 "그 방법보다는 각 당이 대통령 후보를 정한 후 범야권 단일화를 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후보 확정 전까지 앞으로 수주 간 여론조사 추이 등에 따라 이 대표 측이 야권 통합 경선을 열어두고 고민할 가능성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본선에서의 확실한 승리, 나아가 당선 후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다른 정당들과 협조해나가는 차원에서도 통합경선 제안이 유효하다고 판단할 여지도 있다.
혁신당 황현선 사무총장은 "보통 정권을 잡으면 하나의 여당에 다수 야당이 있으나, 통합 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해 당선되면 다수 여당과 한 개의 야당이 된다"며 "다수 연합으로 국정 안정을 도모할 것이냐 아니면 민주당 단독으로 여당을 하고 나머지는 야당으로 돌릴 것이냐를 선택하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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