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감독 "배구팬 위해 김연경이 인천서 은퇴하는 게…"

연합뉴스 2025-04-06 14:00:04

고희진 감독, 3차전 '승리 셔츠' 또 입고 4차전 출격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 "힘든 건 양 팀 동일한 조건"

3차전과 같은 셔츠를 입고 4차전에 임하는 정관장 고희진 감독

(대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여자배구 정관장의 고희진 감독은 눈에 익은 셔츠를 입고 6일 여자배구 챔피언결정 4차전이 열리는 대전 충무체육관에 출근했다.

경기에 앞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이를 묻자 멋쩍게 "죄송합니다"라며 웃은 그는 "그래도 (3차전에 입은 셔츠를) 세탁은 했다"고 답했다.

정관장은 지난 4일 이곳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세트 점수 0-2로 끌려가다가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고 감독은 이번 챔피언결정전이 김연경(흥국생명)의 '라스트 댄스' 무대인 점을 상기하며 "김연경 선수가 홈인 인천에 가서 은퇴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했다.

아본단자 감독과 고희진 감독

그는 "그게 훨씬 보기도 좋을 것이다. 남자 배구도 끝났고, 배구 팬들이 올 시즌을 이대로 마치면 아쉬울 거다. 한 경기라도 더 해서, 5차전까지 가면 좋겠다"고 했다.

만약 이날 정관장이 4차전도 승리하면, 올 시즌 여자배구 챔피언 트로피를 놓고 두 팀은 8일 흥국생명 안방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마지막 5차전을 치른다.

고 감독은 "이제는 정신력 싸움이다. 선수들에게 남은 체력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흥국생명보다) 저희는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와서 체력 문제가) 더할 것이다. 누가 더 간절한지, 누가 더 비시즌에 체력 훈련을 많이 해서 정신력에서 앞서느냐의 싸움"이라고 전망했다.

승패를 가를 열쇠는 서브다.

고 감독은 "우리 서브가 상대를 얼마나 흔드느냐가 중요하다. 김연경 선수에게 안 좋은 볼이 올라가야 저희가 이길 확률이 올라간다"고 짚었다.

작전 지시하는 아본단자 감독

이에 맞서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이곳에서 시리즈를 끝내는 게 목표다.

2년 전 챔피언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먼저 2승을 따낸 뒤 내리 3경기에서 패했던 악몽이 되살아나길 원치 않는다.

아본단자 감독은 "앞선 경기에서 부족했던 리시브를 잘해야 하고, 좋은 배구를 보여줘야 한다. 마음을 강하게 먹고, 무엇을 좀 더 할 수 있는지 생각하며 플레이하자"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흥국생명 플레이의 열쇠는 김연경의 체력이다.

아본단자 감독은 "어제는 회복만 했다. 스케줄은 양 팀 모두 동일한 조건이다. 똑같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4b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