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질환 전문의도 상황 유사…"의정갈등 변화 반영한 후속 연구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지역에서 근무하는 흉부외과 등 심혈관질환 전문의의 고령화가 심각할 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격차도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근무하는 심혈관질환 전문의는 6명 중 1명꼴로 60세 이상이었으나, 강원도 내 도시에서는 전원이 60세 이상이었다.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의 'HIRA 지역보건의료진단 기초연구: 의료자원의 격차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행정구역을 도시·도농복합·농촌 등 시도별 유형에 따라 33개 지역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서울을 '서울 도시' 1개 지역, 부산을 '부산 도시'·'부산 농촌'으로 2개, 강원도를 '강원 도시'·'강원 도농'·'강원 농촌' 등 3개로 나누는 식으로 지역을 분류했다. 이후 지역별 심뇌혈관질환 전문의 수와 60세 이상 비중을 파악했다.
그 결과 심혈관질환 전문의의 60세 이상 비중은 전국에서 19.1%, 서울에서 16.9%였으나 강원 도시는 100%였다. 강원도 내 도시로 분류되는 동해시·태백시·속초시에 있는 심혈관질환 전문의 모두가 60세 이상이라는 의미다. 경북 농촌의 심혈관질환 전문의는 60세 이상 비중이 57.2%로 강원 도시 다음이었다.
전국 수준보다 60세 이상 비중이 큰 지역은 33개 중 13개로 집계됐다.
인구 10만명당 심혈관질환 전문의 수는 전국 3.9명이었고, 서울·전남 도시가 각각 6.1명으로 많은 편이었다. 반면 경남 농촌이 0.4명, 강원 도시가 0.5명 순으로 낮았다.
지역 33곳 중 19곳은 전국 수준보다 적었고, 대구 농촌은 심혈관질환 전문의가 아예 없었다.
신경과나 신경외과와 같은 뇌혈관질환 전문의 상황도 비슷했다.
뇌혈관질환 전문의 60세 이상 비중은 전국 14.8%, 서울 14.1%였지만 강원 도시에서는 64.2%에 달했다. 인천 농촌도 60.0% 수준으로 높았다.
인구 10만명당 뇌혈관질환 전문의 수는 전국 9.4명이었다.
대구 도시 14.7명, 전남 도시 13.5명, 서울 12.8명 순으로 많았고 경북 농촌이 0.8명, 강원 농촌이 2.5명 순으로 낮았다.
심뇌혈관질환 전문의 60세 이상 비중은 강원 도시가 82.1%로 최대였고, 세종 도시가 9.2%로 최소였다. 전국 평균은 17.0%, 서울은 15.5%다.
인구 10만명당 심뇌혈관질환 전문의 수는 전남 도시가 19.6명으로 최대였고, 경북 농촌이 2.2명으로 최소다. 전국 평균은 13.3명, 서울은 16.95명이었다.
연구진은 "도시와 비도시권 지역 유형 간 전문의 수와 연령에서 격차가 두드러졌다"며 "도시보다 농촌 지역일수록 기준 인구당 전문의 수는 부족하고, 60세 이상 고령 전문의 비중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다만 2023년을 기준으로 분석했으므로 지난해 의정갈등으로 인한 상황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봤다.
연구진은 "2024년 기점으로 의료인력 대란 등 의료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며 "전공의 이탈 등으로 가용 시설이 있음에도 인력 부족으로 환자에게 적정서비스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므로, 추후에는 최근 쟁점과 관련한 지표를 반영해 전국 또는 지역별 상황을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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