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지나도 여전한 슬픔'…제주항공 유족 참사현장서 추모제

연합뉴스 2025-04-05 13:00:03

유가족협의회, 철저한 진상규명·엄중한 책임자 처벌 촉구

가시질 않는 슬픔

(무안=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사랑하는 가족을 가슴에 묻은 지 100일이 지났지만, 그리움은 더욱 깊어만 갑니다."

98일 전인 지난해 12월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가족을 떠나보낸 유가족들이 5일 사고 현장에서 추모제를 열었다.

추모제에는 희생자 179명의 배우자, 자녀, 손주, 부모 등 유가족 100여명이 참석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을 대신해 고광완 행정부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 등 기관장도 추모제가 열리는 현장을 찾았다.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한 추모제는 박한신 12·29 제주항공 유가족 협의회 대표의 인사말이 시작되자 눈물바다가 됐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참사 발생 100일 앞두고 있지만, 사랑하는 이들의 빈자리는 메워지지 않았고, 가슴 한편에 해묵은 슬픔이 응어리진다는 오열에 추모제는 눈물 소리로 뒤덮였다.

유가족들은 분향소 안 수백여송이 국화에 둘러싸인 고인들의 영정사진을 매만지며 눈시울을 붉혔고, 주저앉아 희생자들의 이름을 울부짖었다.

박 대표는 "참사 이후 전 국민이 피해자와 유가족의 비통함을 함께 나눴지만, 국가적 혼란 상황으로 국민들의 관심은 멀어져만 간다"며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감내할 수 없는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고 말했다.

이어 "왜 이런 비극적인 참사가 일어나야 했는지 여전히 의문이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엄중한 책임자 처벌만이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달래고 상처를 치유하는 유일한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유가족은 참사 발생 100일인 오는 7일에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손편지를 쓰거나 분향소 재단 위에 화단을 만드는 추모 행사를 개최한다.

여전한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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