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美관세 피하려는 중국산 물량공세 대응 준비"

연합뉴스 2025-04-05 00:00:22

FT "유입 급증 감시중…여러 산업부문에 안전조치 가능성"

독일의 한 컨테이너 터미널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미국 정부의 관세를 피하려는 중국 상품이 유럽으로 밀려들 가능성에 대비책을 세웠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중국 상품에 대해 34%, 베트남엔 46%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이에 전자·기계를 포함한 아시아 제품이 유럽으로 목적지를 틀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로빈 빈클러 도이체방크 수석 독일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의 즉각적인 무역 충격이 유럽으로 전파될 것"이라며 미국의 강한 관세 장벽에 부닥친 중국 제조업체가 유럽 등지에서 제품을 더 팔려고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EU 집행위는 수입품 유입에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한 EU 고위 외교관은 "더 많은 우리 산업 부문에 대한 안전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며 "이것이 중국과 추가 갈등 요인이 될 가능성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그들이 과잉생산분 수출 모델을 바꿀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EU가 이미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35.3%포인트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는데 다른 제품에도 '훨씬 더한' 조치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미국 관세로 EU와 중국이 더 가까이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예상하지만 EU는 지난 수개월간 중국 기업이 할인된 가격으로 유럽 시장을 뚫으려 할 위험을 경계했다고 FT는 전했다.

안제이 슈체파니아크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에 대한 미국 관세가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다"며 중국이 유럽에 상품을 덤핑 수출할 위험이 상당히 커졌다고 지적했다.

EU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EU는 2018년 트럼프 정부의 조치에 맞서 쿼터(할당량) 초과 수입 철강 제품에 25%의 세이프가드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는 중국 등의 수입 물량을 막기 위해서였다.

EU 한 고위 당국자는 "예기치 못하게 수입이 급증하면 우리 시장을 닫을 수 있다"며 "철강에 대해 한동안 그랬는데 다른 부문에도 그래야 할지 두고 보겠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