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파면] 탄핵 찬반집회 해산…광화문 천막도 자진철거(종합)

연합뉴스 2025-04-04 18:00:03

경찰도 헌재 일대 진공상태 해제…尹퇴거 앞둔 관저엔 차량 드나들어

태극기 들고 행진하는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이율립 최원정 최윤선 최주성 기자 =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자 4개월 넘게 집회를 벌여온 탄핵 찬반 단체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은 탄핵 인용 직후 헌재 인근 안국역에서 광화문 서십자각까지 태극기를 들고 자축 행진을 벌였다.

전날 밤부터 안국역 6번 출구 인근에서 철야 집회를 하며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1만명까지 모였던 이 집회는 낮 12시 40분께 해산했다.

탄핵 찬성 단체들이 광화문 서십자각에 설치했던 천막 농성장들도 자진 철거했다.

비상행동은 이날엔 추가 일정을 잡지 않았다. 토요일인 5일 오후 4시에는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범시민대행진'을 열 계획이다.

대통령 파면 소식에 오열하는 지지자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자유통일당이 주최한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탄핵 반대 집회도 오후 3시 20분께 종료됐다. 사회자는 "내일 광화문에서 보자"고 말했다.

자유통일당은 5일 광화문 동화면세점∼대한문, 교보빌딩∼광화문KT빌딩 구간에 집회 신고를 해둔 상태다. 신고 인원은 20만명이다.

앞서 경찰 비공식 추산 1만6천명까지 모였던 지지자들은 탄핵 선고 이후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실망감이 역력한 분위기 속에 일부 지지자들이 자리를 지켰다. "본격적으로 국민 저항에 나서자"는 사회자 말에 잠시 호응하기도 했다.

관저 입구는 차량이 드나들었고 경찰과 경호처 직원들이 주변 경비를 이어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됨에 따라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 무대도 철거됐다.

씁쓸한 표정으로 '국민변호인단' 포스터를 떼던 지지자들은 "관저로 가자", "아크로비스타를 가야 얼굴을 보지", "어떻게 8 대 0이야" 등의 말을 주고받았다.

헌재 인근에 머무르던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도 대부분 자리를 떠났다. 한 여성 지지자는 태극기를 든 채 4m 높이의 경찰 폴리스라인 앞에서 눈물을 훔쳤다.

헌재 반경 150m를 경찰버스로 둘러싸며 '진공상태'로 만들었던 경찰은 곳곳에 설치한 바리케이드와 폴리스라인, 차벽 등을 차례로 해체하고 있다.

헌재 앞도 시위자, 유튜버 등을 제외한 일반 시민의 통행이 가능해졌다.

'통곡의 벽'

윤 전 대통령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는 소수의 지지자가 모였다.

42세 남성 고모씨는 "혹시 대통령님이 지나가면 아직 지지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위자 난입 우려로 긴장했던 국회 인근은 차분한 분위기다.

탄핵 찬성 단체인 촛불행동은 이날 한남동 관저 앞 집회를 끝내고 오후 7시부터 서울시청에서 '촛불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5일 여의도에서 2만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던 기독교단체 세이브코리아는 이날 헌재 선고 이후 집회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dh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