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극우 선동가가 "충성심 부족" 찍은 NSA 국장도 해임

연합뉴스 2025-04-04 17:00:08

로라 루머 지목에 NSC 이어 NSA도 '숙청'

티머시 호크 NSA 국장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극우 선동가의 지목에 미국 사이버 안보를 책임지는 국가안보국(NSA) 국장 겸 사이버사령관이 해임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전현직 당국자를 인용해 티머시 호크 NSA 국장이 해고됐다고 보도했다.

극우 활동가 로라 루머도 WP에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자신이 호크 국장에 대한 해임을 제안했다고 확인했다.

루머는 호크 국장이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이 직접 사이버사령관으로 택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해임을 권했다고 WP에 전했다.

밀리 전 합참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인물이다.

루머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호크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충실했기 때문에 해고됐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호크 국장과 함께 웬디 노블 NSA 부국장도 보직에서 해임돼 국방부 정보 안보 담당 차관실 내 직책으로 재배치됐다.

루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때 텔레비전 토론에서 언급해 논란이 됐던 '이민자들이 이웃 주민의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라는 주장을 유포시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직원 일부도 충성심이 부족하다며 해임을 요구했고, 이에 따라 적어도 5명이 '숙청'된 것으로 전해진다.

호크 국장은 30년 이상 군에서 일해오며 정보·사이버 안보 관련 요직을 두루 맡아온 전문가다.

때문에 WP는 전현직 당국자들이 그의 기습적인 해고에 경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미국이 전례 없는 사이버 위협에 직면해있는데 그를 해고하는 것이 어떻게 미국을 안전하게 만들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짐 하임스 하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도 호크 국장은 법을 준수하고 국가안보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정직한 지도자라며 "이런 자질들이 이번 정부에서는 해임으로 이어지는 요건이 되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유감을 표했다.

esh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