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 임시주택, 장소 찾기 쉽지 않아…입주 늦어질 듯

연합뉴스 2025-04-04 17:00:05

전기·수도·생활시설 설치도 필요

산불 이재민 임시주거시설 '모듈러주택' 설치

(안동=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경북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간 머물 임시 주택에 입주하기까지 한 달이란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이재민들이 원하는 장소를 찾더라도 소유주 승인을 받아야 하거나 전기·수도 등 기반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데 추가로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산불로 집을 떠나 2주 가까이 체육관, 경로당 등에서 잠을 자고 식사를 해결하고 있는 고령의 이재민들이 느낄 피로감이 상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모듈러주택' 기초공사 한창

4일 경북지역 지자체에 따르면 안동시는 60여 마을에 임시 주택 수백여동을 차례대로 설치할 계획이다.

시는 우선 이번 달 내로 일직면 명진리에 임시 주택 18개 동을 설치할 계획지만, 전기, 수도, 정화조와 각종 생활 시설을 설치해야 해 당장 입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달 31일 일직면 망호리 권정생어린이문학관 앞에 설치한 모듈러주택은 다음 주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덕군은 임시 주택 최소 800동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

경북도에 요청한 모듈러주택도 아직 설치되지 않았다.

군은 해안가가 많은 지역 특성상 임시 주택을 설치할 터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최대한 빠르게 임시 주택을 설치하고 싶지만 부지 선정이 쉽지 않아 입주 시점을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청송군도 수요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임시 주택 최소 500동이 필요할 것으로 파악했다.

군은 임시 주택에 기반 시설을 설치할 시간을 감안하면 아무리 빨라도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청송군 관계자는 "이재민들이 마을과 가까운 곳에 머물고 싶어 하셔서 마을 공동 터를 위주로 임시 주택 설치 장소를 찾고 있다"며 "대피소에 있는 이재민들에게 모텔, 여관, 리조트 등에서도 지낼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성군과 영양군도 임시 주택 도입 수요와 장소를 확인하는 등 비슷한 사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산불 이재민 임시주거시설 '모듈러주택' 설치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 기준 경북산불로 인한 미귀가 인원은 총 3천221명이다.

지역별로 안동 1천230명, 영덕 937명, 청송 737명, 의성 208명, 영양 109명이다.

전소 등 피해를 본 주택은 영덕 1천478채, 안동 1천212채, 청송 770채, 의성 357채, 영양 110채다.

psjp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