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동무·박수갈채…"국민 의견 듣는 후보에 투표"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민주주의가 뭐냐고요? '윤석열 파면'이라는 다섯 글자에 다 담겨있네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가 열린 4일 오전 광주 광산구 성덕고등학교는 파면이 확정되자 학생들의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광주시교육청의 권고로 30여분 동안 탄핵 심판 선고를 생중계로 시청한 고교 2학년생 31명은 헌재의 선고에 박수갈채를 보내며 역사적인 순간을 즐겼다.
헌법재판관 8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방송 중계 소리를 들었어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여러 번이고 텔레비전을 바라봤다.
염원했던 탄핵이 이뤄지자 일부 들뜬 학생들은 교실 한편에 모여 "이것이 민주주의다"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광주 고등의회 집행부원인 성덕고 3학년생 김나영(18) 양은 "민주주의 그 자체다"며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다시금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김학노(17) 군도 "과거 광주에서 헌신하며 민주화를 지켜주신 분들 덕분에 대통령 파면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인 만큼 국민을 위한, 국민을 향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이윽고 생중계 시청이 끝나자 교실 안과 복도는 이동 수업을 위한 학생들의 환호 소리로 또 한 번 가득 찼다.
학생들은 휴대전화로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드디어 탄핵됐다"는 소식을 전하거나 복도 한편에 모여 어깨동무하며 감격스럽다는 듯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윤석열 파면'이라는 언론 보도를 재차 확인했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4개월간 공포에 떨어졌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안도의 한숨도 내뱉었다.
최정음(18) 양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학교에 가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4개월을 지냈다"며 "국민들의 안정을 챙기지 않은 사람은 대통령 자질이 없다"고 울먹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곧 치르게 될 대선에 참여하게 된 고교 3학년생들은 민주주의가 훼손되지 않는 나라를 소망했다.
2007년 5월 24일에 태어난 최해인(18) 양은 "국민의 의견을 존중하고 귀담아듣는 대통령 후보에게 첫 투표권을 사용하겠다"며 "교과서를 통해 대통령의 책무는 국민의 안정 도모라고 배웠는데, 국민에게 헌신할 후보가 대통령이 돼 봄이 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시 교육청은 지난 2일 광주 지역 323개 초·중·고등학교에 공문을 통해 탄핵 심판 시청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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