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대행, 22분간 선고요지 읽어…퇴정하며 김형두 재판관 어깨 두드리기도
尹대리인단, 시종일관 굳은 얼굴…정청래, 선고 후 국회 대리인과 웃으며 악수
(서울=연합뉴스) 황윤기 전재훈 이도흔 기자 =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4일 오전 11시 22분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자 대심판정 내 방청석 한쪽에서는 짧은 박수가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앉은 방청석 쪽에서 "역사의 죄인이 된 거야"라며 재판부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자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누가 역사의 죄인인가"라고 외치며 짧은 실랑이도 오갔다.
헌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헌재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었다.
대심판정에 마련된 총 118석의 방청석은 취재진과 방청객, 여당·야당 의원들로 가득 찼다. 윤 대통령은 이날 헌재에 출석하지 않았다.
10시 59분께 재판관 8인이 모두 입정하자 윤 대통령 측과 국회 측 대리인은 모두 일어나 고개 숙여 인사했다.
"지금부터 2024헌나8 대통령 윤석열 탄핵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다"며 운을 뗀 문 대행은 22분간 탄핵심판의 절차적 쟁점과 실체적 쟁점에 관한 판단을 읽어나갔다.
문 대행이 선고 요지를 읽는 동안 나머지 재판관들은 방청석 쪽을 바라보거나 물을 마셨다.
쟁점에 대한 판단이 나올 때마다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의 반응은 엇갈렸다.
국회 측 대리인단이 재판부 판단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선고 요지를 들은 반면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다. 간혹 대리인들끼리 귓속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윤상현·김기현 의원 등 일부 국민의힘 의원이 재판부 판단을 종이에 펜으로 메모하며 듣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문 대행은 시간을 확인한 뒤 주문을 읽자 방청석 한쪽에서 누군가 "어잇!" 하는 반응을 보였다. 짧은 박수 소리도 들렸다.
주문을 읽은 뒤 재판관들은 일어나 인사를 한 뒤 다 함께 퇴정했다.
문 대행은 자리를 뜨며 옆자리에 앉아있던 김형두 재판관의 어깨를 두드리기도 했다. 김 재판관은 문 대행이 오는 18일 퇴임하면 정정미 재판관과 함께 가장 먼저 임명된 선임 재판관이 된다. 사법연수원 기수는 정 재판관보다 빠르다.
방청석에 앉아있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재판부가 떠난 뒤 연신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하며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눴다.
소추위원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웃음을 지으며 국회 측 대리인 한 명 한 명과 악수를 했다.
국회 측 대리인단은 심판정을 나가기 직전 다 함께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허탈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다 심판정을 나섰다.
leed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