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걱정하는 주민 없어"…긴장 속 차분한 일상
(파주=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 가운데 경기도 파주시 대북 접경지역 주민들은 시시각각 뉴스에 귀 기울이며 긴장 속 차분한 일상을 이어갔다.
일부 주민은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것에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고, 대다수는 이제 탄핵 결과에 동요하지 말고 모든 국민이 안정을 찾는 데 힘을 모았으면 한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인 파주시 대성동 마을 주민들은 오전 마을 회관에 모여 TV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사건에 대한 결정을 지켜봤다.
대성동 마을 김동구 이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마을 어르신들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탄핵 심판 사안을 주의 깊게 지켜봤다"며 "결과에 대해 마을이 시끄럽거나 특별한 소요는 없다. 주민들은 평소처럼 농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탄핵 인용에도 북한 도발을 걱정하는 주민은 없고, 하루빨리 나라가 안정돼 북한의 대남방송이 하루빨리 멈춰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민간인출입통제선 이북 지역인 통일촌의 이완배 이장도 "일부 주민들은 일이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 착잡하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격앙되거나 시끄러운 일 없이 차분하게 영농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분간 나라가 안정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모든 국민이 탄핵 결과에 동요하지 말고 안정을 찾는 데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서부전선 접경지역에 있는 안보 관광지인 파주 도라산 전망대와 제3땅굴 등은 이날 정상 운영되고 있으며, 민통선 지역에도 이동 자제 권고 등 비상조치는 내려지지 않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전군에 경계 태세 강화를 긴급 지시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 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혼란스러운 정국을 틈타 감행할 수 있는 북한의 도발과 선전·선동에 대비해 빈틈없는 대응 태세를 유지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n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