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리며 "됐다", "이겼다"…일부 시민은 고개 떨구기도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최주성 기자 = 헌정사상 두 번째 대통령 파면을 향한 시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4일 오전 10시 30분께 서울역과 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에 설치된 TV 앞은 생중계를 지켜보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승강장을 향하던 승객들은 TV 앞에 사람이 몰린 것을 보고는 발걸음을 멈췄고, 여행을 온 외국인들도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으며 관심을 보였다.
일찍이 TV 앞 1열에 자리 잡고 생중계를 지켜보던 노희원(24)씨는 "국민 통합을 위한 현명한 결정이 내려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전 11시께 선고 공판이 시작되고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결정문을 한 줄 한 줄 읽는 동안 시민들은 차분한 표정으로 중계에 집중했다.
승강장 TV에서는 소리가 나오지 않아 각자 휴대전화로 뉴스를 틀고 이어폰을 꽂은 채로 지켜보는 시민들이 많았다.
"이번 사건이 사법심사 대상에 해당한다", "윤 전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중대하게 어겼다"는 등의 문 권한대행 설명이 나올 때마다 시민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지켜봤다.
이윽고 문 권한대행이 오전 11시 22분께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선고하자 공기의 흐름은 바뀌었다.
숨죽이고 지켜보던 시민들은 손뼉을 치거나 주먹을 불끈 쥐며 "이겼다", "됐다", "윤석열이 파면됐다"고 외쳤다. 일부는 눈물을 흘렸고, 이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다독이는 시민도 보였다.
출장을 위해 서울에 올라왔다가 선고 생중계를 지켜봤다는 김모(42)씨는 "진짜 오래 기다렸다"며 "다음에 대통령이 되는 분이 빨리 나라를 정상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봉두(67)씨는 "법대로 인용될 것으로 믿었지만 막상 (인용을) 하니깐 너무 감격스럽다"며 "축하주를 한잔해야겠다"고 했다.
기대와 다른 결과에 고개를 떨군 시민도 있었다.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만장일치가 나오니깐 멘탈이 나갔다"고 말했다.
임모(68)씨는 만장일치로 인용된 데 대해 "8대0이라니 공산당 아니냐"며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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