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중동으로 일부 순환 배치(종합)

연합뉴스 2025-04-04 12:00:02

주한미군 "순환배치 일환…어떤 사태에도 대응할 준비된 전력 한반도에 유지"

미군 '역할 조정' 신호탄 가능성도…한반도 대공 방어망 공백 우려

캠프 험프리스의 패트리엇 미사일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한국에 배치된 주한미군의 방공 체계인 '패트리엇' 일부가 중동으로 순환 배치된다.

4일 군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은 지난달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패트리엇 최소 1개 포대를 중동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에 합의했다.

패트리엇은 적의 탄도미사일을 중·저고도에서 요격하는 미사일로, 고고도에서 요격하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함께 북한 미사일을 막아내는 체계다.

주한미군의 패트리엇을 중동으로 이전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는 이번 이전 논의에서 제외됐다.

한 정부 당국자는 "패트리엇을 3개월 범위에서 순환 배치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주한미군은 "순환배치의 일환으로 한국의 인력과 장비를 일시적으로 배치할 것"이라며 "그 어떤 사태에도 대응할 준비가 된 전력을 한반도에 유지할 것이며, 한미동맹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강력한 방어태세 유지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패트리엇 이전 배치 조치는 미국이 최근 예멘 공습을 강화하면서 후티 반군 격멸에 힘을 쏟는 것과 연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입장에서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제기되는 주한미군 역할 조정 주장과 맞물려 주한미군 운용 방식 변화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이 최근 배포했다는 '임시 국방전략 지침'은 중국 견제와 미 본토 방어를 미군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는데 이는 한국에 배치된 미군 전력을 한반도에 묶어두지 않고 유연하게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군사전문기자 출신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패트리엇 포대가 주한미군에 배치된 이후 적지 않은 수량이 한반도를 빠져나가는 첫 사례"라며 "북한이 전력을 급속 증강 중인 상황에서 한반도 탄도탄 방어망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