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총리, '그린란드 야욕' 트럼프 직격 "타국 병합 안된다"

연합뉴스 2025-04-04 11:00:11

그린란드 전현직 총리와 군함위 회견…"안보투자 확대" 약속

美국무 만난 덴마크 외교장관 "美 그린란드 입장, 타당치 않다"

기자회견 하는 덴마크 총리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3일(현지시간) 그린란드를 방문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인수 시도에 "안보에 대한 논쟁이 있더라도 타국을 합병할 수는 없다"면서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날 그린란드를 처음 방문해 그린란드의 옌스-프레데리크 니엘센 신임 총리, 무테 에게데 전 총리와 군함 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겨냥해 영어로 연설했다.

그는 "나는 기회를 빌려 미국에 직접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며 "이것은 그린란드나 덴마크에 관한 것만이 아니라 우리가 여러 세대에 걸쳐 대서양을 건너 함께 구축한 세계 질서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신은(트럼프 대통령) 우리가 무엇을 지지하는지 알고 있고, 우리가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 "안보에 대한 논쟁이 있더라도 타국을 병합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프레데릭센 총리의 그린란드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인수하겠다는 야심을 수개월째 드러내면서 덴마크와 미국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덴마크는 공개적인 대립을 피해 오다가 미국의 병합 욕심이 계속되자 단호한 입장으로 선회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날 그린란드 안보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북극 선박, 장거리 드론, 위성 능력 등을 언급했으며, 덴마크가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을 향해 "그린란드에 더 참여하고 싶다면, 그린란드와 덴마크는 준비돼 있다. 우리처럼 북극 안보를 강화하고 싶다면 함께 해보자"고 제안했다.

미국은 '덴마크가 자치령인 그린란드의 안보를 위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더 나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프레데릭센 총리의 연설에 앞서 미국과 덴마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장관급 회담을 가졌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후 별도로 회동했다.

라스무센 장관은 이 자리에서 그린란드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발언은 "어떤 식으로든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루비오 장관이 미국과 덴마크 간의 '강력한 관계'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약 300년간의 식민통치 후 그린란드를 본국으로 편입한 덴마크는 현재 그린란드를 자치령으로 두고 있다.

그린란드는 주민투표를 통해 독립을 선언할 수 있으나, 그린란드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수 야욕에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니엘센 총리는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그린란드를 얻을 것이다. 그렇다. 100%다. 무력을 쓰지 않고도 그렇게 할 수 있는 높은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분명히 밝혀두겠다. 미국은 그걸(그린란드) 얻지 못한다"고 반박한 바 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외부 압박 속에서 덴마크와 그린란드가 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withwi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