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철 맞아 농사에 마음 바빠…도내 사과 재배 면적 16% 피해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경북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의 대피 시설 생활이 길어지고 있으나 임시 주거시설 공급은 더디다.
이재민들은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생업인 농사에 나설 수밖에 없어 먼 대피 시설을 떠나 마을로 돌아가고 있지만 머물 공간이 부족해 난감한 상황이다.
일부는 경로당이나 사용하지 않는 빈집을 임시 거처로 삼아 밭으로, 과수원으로 일을 나가고 있다.
4일 안동시에 따르면 지역 7개 면에 47곳의 경로당에서 이재민 454명이 생활하고 있다.
시는 정전 등 피해를 본 지역이 정상화되면 마을로 돌아오는 주민이 많아져 이재민들이 임시로 거처하는 경로당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이에 경로당에 이불, 베개, 생필품, 세탁기 등을 제공하고 애로사항을 들어 해결해주고 있다.
임시 주거시설 확보는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경북도와 산불 피해 5개 시군은 임시 주거시설로 우선 모듈러주택 100동을 공급하기로 하고 안동에 20동을 먼저 설치했다.
그러나 주택 내부 인테리어와 상하수도 등 생활에 필요한 작업이 끝나지 않아 입주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와 시군은 임시 주거시설로 모듈러주택과 컨테이너 조립식 하우스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나 임시주택 확보와 상하수도, 전기·통신 등 기반 시설 조성에 길게는 한 달 이상 걸릴 전망이다.
이번 산불로 주택 3천987채가 불에 탔고 3천200명 이상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대피 시설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대부분 고령인 이재민들이 체육관 등 대피 시설과 경로당에서 지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어르신들의 건강이 우려된다.
당국은 대학병원 등 24개 기관과 협력해 이재민 의료, 심리 지원에 의사 134명, 간호사 80명 등 263명을 투입했다.
농촌지역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해 영농철 농사에도 차질이 빚어지자 당국이 부족한 농기계 보급에 매달리고 있다.
농작물 피해는 사과 과수원이 3천386㏊로 대부분이다. 도내 사과 재배 면적 2만1천12㏊의 16%에 이른다.
피해 사과 과수원 가운데 심각한 20% 정도는 묘목 갱신이 불가피하고 나머지는 이달 개화 등 생육 과정을 봐야 피해 정도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 사과 면적은 전국의 58% 정도를 차지한다.
농기계도 6천200대 이상 소실됐다.
피해 시군에서는 농가들의 신속한 영농 복귀를 위해 농기계임대사업소가 보유한 모든 농기계를 무상으로 대여해주고 있다.
영덕군은 복숭아, 사과 등 과수 재배 농가가 방제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긴급하게 스피드스프레이어(SS) 20대를 신규로 구매했다.
영양군은 트랙터, 경운기, 관리기 등 밭갈이용 농기계 피해가 발생한 농가를 대상으로 적기에 영농을 추진할 수 있도록 농작업 대행료를 지원한다.
영양 석보면의 경우 매년 300㏊가량 봄배추를 재배하는 주산지로 매년 이맘때가 되면 봄배추 정식을 완료했으나 올해는 산불로 인해 모종 피해뿐 아니라 농기계, 농자재까지 불에 타 아직 밭갈이조차 못 한 농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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