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 前 美재무 "점성술로 천문학?"…트럼프 관세 계산법 비판

연합뉴스 2025-04-04 06:00:04

트럼프 관료 겨냥 "나였으면 사임"…CEO들도 "관세 정책은 큰 실수"

3일(현지시간) 마러라고로 떠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국제사회의 강한 반발을 불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자국 내에서도 연일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하버드대 총장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70) 전 미국 재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https://x.com/LHSummers?lang=ja](X·옛 트위터)에 트럼프 정부의 상호 관세율 계산법을 "보호주의 경제학을 믿는다고 해도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관세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은 채 상호 관세를 도출한 '경제학'을 "창조론으로 생물학을, 점성술로 천문학을 각각 설명하려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내가 속한 행정부에서 진지한 분석에 근거하지 않거나 해로운 정책을 추진했다면, 나는 항의의 뜻으로 사임했을 것"이라고 트럼프 정부 관료들을 직격하기도 했다.

그는 빌 클린턴 정부에서 재무장관(1995∼1999년)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2009∼2011년)을 각각 역임한 바 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사실상 무역상대국과의 무역적자를 수입액으로 나눈 수치에 근거해 상호 관세율을 극히 단순하게 산정했다는 지탄을 일각에서 받고 있다.

미 재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혁신기업 투자자로 유명한 브래드 거스트너(52) 알티미터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너무 지나치다는 걱정을 업계에서 공유하고 있다"면서 "(정책을) 조정하지 않으면 미국 경제에 지속적이면서도 연쇄적인 해를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CNBC 방송이 보도했다.

거스트너 CEO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10명의 CEO와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그들은 모두 관세 정책이 큰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누구와 대화했는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는 통상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 보잉, 페덱스 등 각 산업 분야 대기업 CEO가 자리한다고 CNBC는 전했다.

거스트너 CEO는 트럼프 정부에서 내놓은 관세 전략은 보다 공정한 글로벌 무역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보호무역주의처럼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wald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