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전략적 안정 대화, 골든돔 등 새 요소 고려해야"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러시아산 석유에 2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위협이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고 3일(현지시간) 말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러시아 저널 '국제문제'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사실 우리는 놀라지 않았다. 이런 일은 전에도 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NBC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에 대한 러시아의 태도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러시아가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산 원유에 2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이 상황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일관성과 인내심을 유지하고 접근 방식의 핵심을 이성적이고 포괄적이며 조리 있게 설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정부에서도 원하는 결과가 즉각 나오지 않을 때 미국이 특징적인 행동을 했던 것을 기억한다면서 "그들은 수사를 완전히 바꾸고 곧이어 초기 입장과 모순되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이런 경향이 반복된다면서 "러시아는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측면에서 미국의 접근 방식이 즉각적으로 매우 빠르게 전환된 것을 관찰했다"고 말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지난달 미국 국가정보국(DNI)이 발간한 위협 평가 보고서에 대해서는 "이 보고서를 과장할 의도는 없지만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며 "분명히 러시아를 억제하고 고립시키고 약화하려는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신호, 확인, 증거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에는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을 "미국의 역량과 이익에 도전할 수 있는 활동에 관여하는 핵심 국가"로 제시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랴브코프 차관은 러시아가 미국과 전략적 안정에 대한 대화를 재개하려면 미국의 '골든돔' 차세대 미사일 방어 시스템 등 새로운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골든돔이 우주 공간에 배치된 요격기로 상승 단계에 있는 미사일을 타격하는 선제공격 요소를 포함한다며 "매우 불안정한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전략적 안정 대화를 재개하려면 미국의 반러시아 정책에 명백하고 실질적인 변화가 있어야 하고 미국의 가까운 유럽 동맹국인 영국·프랑스의 핵 잠재력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아직 돌파구나 주요 성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단계적으로 천천히 정상화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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